[파이낸셜뉴스] 알트코인(얼터너티브 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나머지 대체 가상자산)의 대장주이자, 가상자산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이 14일(현지시간) 수 년 간에 걸친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단행한다. 이에 가상자산 시장도 향후 이더리움의 가격 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이더리움은 이날 '머지'(Merge)라는 명칭의 블록체인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업그레이드는 이더리움 작동 방식을 작업증명(Proof of Work·PoW)에서 지분증명(Proof of Stake·PoS)으로 바꾸는 내용이다.
채굴업자들이 고성능 컴퓨터를 동원해 복잡한 수학 문제를 푸는 방식으로 블록체인 거래의 유효성을 검증하면 그 대가로 코인을 받는 방식에서, 앞으로는 코인을 많이 예치한 검증인이 블록체인상 거래의 유효성을 확인하고 코인을 보상 받는 방식으로 바뀌는 것이다.
이번 업그레이드에 대한 기대감에 최근 3개월 간 이더리움 1개당 가격은 30% 이상 상승했다. 이는 9% 하락한 비트코인 상승률을 크게 앞질렀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이제부터가 진정한 상승세가 올 것으로 보고 있다.
케이티 탈라티 아르카 자산운용사 리서치본부장은 "우리는 업그레이드 후 이더리움의 상승세가 더 강력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상승의 이유로 꼽히는 이유 중 하나는 '희소성'이다. 이더리움이 업그레이드 후에는 공급이 크게 줄어들면서 희소성이 창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새 업그레이드가 '친환경적'이라는 데 있다. 작업증명 방식은 막대한 전기를 소모하는 컴퓨팅 파워로 뒷받침되고, 결국 화석연료 사용 급증과 환경 파괴로 이어진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지분증명 방식은 컴퓨팅 파워를 동원한 채굴이 필요 없어 기업형 채굴 공장도 필요 없게 된다.
'머지' 업그레이드를 진행하는 비영리단체 이더리움재단은 지분증명으로 전환되면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에너지 소비가 99% 넘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투자의 기준이 되면서 요즈음 기관 투자자들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상승세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인플레이션 지표로 미국 증시가 2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지난 13일 이더리움도 6%가량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이더리움 인프라 구축업체 론치노데스 최고경영자(CEO)인 제이딥 코르데는 "단기적으로 본다면 훨씬 더 변동성이 클 수 있다"며 "이더리움도 다른 자산과 마찬가지로 변동성 도전에 시달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30분 기준 이더리움 가격은 24시간 전 대비 229만5800.56원을 기록 중이다.
같은 시간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이더리움은 전일 대비 0.83% 오른 231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의 대장주 비트코인도 나스닥 회복세에 따라 소폭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코인마켓캡에서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0.38% 내린 2822만2684.67원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업비트에서도 전날보다 0.36% 상승한 2844만6000원에 거래되는 중이다.
디지털 자산 거래소 업비트의 원화마켓에 상장된 모든 디지털 자산을 기준으로 산정한 업비트 마켓 인덱스(UBMI) 지수는 이날 오전 9시 기준 5371.45포인트로 전날보다 1.71% 상승했다.
비트코인을 제외한 알트코인들의 지수인 UBAI도 3.83% 상승했다.
금일 업비트 기준 디지털 자산 원화마켓 총 거래대금은 2조원으로 전일보다 37.72% 감소했으며, 알트코인들의 총 거래대금은 2조원으로 전일보다 36.74% 감소했다. 총 거래대금 중 비트코인의 거래대금 비중은 10.11%이다.
개별 종목별로 보면 거래대금이 5272억원으로 가장 많았던 이더리움클래식(ETC) 종목의 경우 이날 오전 9시 기준 5만원으로 전날보다 10.42% 상승했다.
테마별로 보면 대다수의 테마 디지털 자산이 소폭 상승한 가운데 오라클 관련 디지털 자산들의 상승 폭이 6.0%로 가장 컸다. 그러나 연산력 임대 서비스 관련 디지털 자산들은 상승장 속에서도 소폭 하락했다.
업비트 공포지수는 2022년 9월 15일 기준, 전날에 비해 4포인트 상승한 49포인트를 기록했다. 이 수치는 현재 시장이 중립 상태에 있음을 의미한다. 암호화폐 관심도는 전날에 비해 -9.40% 하락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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