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조문단 이달말 방일...주요인사 면담
[파이낸셜뉴스] 문재인 정부 내내 갈등을 빚었던 '영원한 숙적'일본과 관계가 윤석열 정부 들어 개선될까. 한덕수 국무총리가 오는 27일 일본 도쿄에서 개최되는 아베 전 총리 국장(國葬儀)에 우리 정부 대표로 참석하면서 양국관계 개선의 물꼬를 틀지 관심이다. 2018년 우리 대법원이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배상 판결을 내리고 일본이 수출규제로 강하게 보복하면서 양국관계는 크게 틀어졌다. 이에대해 한국은 지소미아(GSOMIA·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종료를 통보하면서 양국 관계는 건널수 없는 강을 건넌바 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한일 양국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설정하면서 개선기대가 나오고 있다. 한 총리의 이번 방일에 일본이 화답하는지 여부가 윤 정부의 한일관계 방향설정의 키가 될 전망이다.
■일본과 관계개선 협의
정부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오는 27일 일본 도쿄에서 개최되는 아베 전 총리 국장(國葬儀)에 우리 정부 대표로 참석한다고 15일 밝혔다.
조문사절단은 한 총리(단장), 정진석 국회부의장(부단장), 윤덕민 주일대사, 유흥수 한일친선협회중앙회 회장(전 주일대사)으로 구성된다. 한 총리는 국장 외에 일본 정·관계 및 재계 주요인사 면담 및 동포대표 초청 간담회 일정 등을 가질 예정이다.
아베 일본 전 총리는 지난 7월 참의원 선거 지원 유세 중 총격으로 사망했고 우리 정부는 즉각 애도를 표했다. 일본이 이달말 아베 전 총리의 공식 추도에 나서면서 우리나라는 고위급 대표단을 이번에 도쿄에 파견하는 것이다.
한 총리의 방일에 일본이 어떤 구체적인 반응을 보이느냐가 윤석열 정부 한일관계 방향을 가늠할 중요한 척도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문 정부 시절 양측관계는 강제징용 배상판결, 수출규제, 지소미아 종료 등으로 꼬일대로 꼬여 있었다.
이는 한국 대법원의 2018년 10월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서 비롯됐다. 대법원은 일본제철(옛 신일철주금 주식회사)이 일제 시기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1인당 1억원 씩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는 약 9개월이 지난 2019년 7월 반도체 핵심 소재 등 한국 수출규제 방침을 내놓으면서 갈등이 증폭됐다. 한국 정부도 가만히 있지 않고 지소미아 종료 통보로 대응하면서 역사 문제가 경제보복에 이어 안보문제로 비화되기도 했다.
이후 문 정부 내내 일본 불매운동 등 양국관계는 파행을 거듭하며 해법을 찾지 못했다. 과거문제의 해결뿐 아니라 미래관계도 불투명해 지면서 양국은 외교적 실리를 잃어갔다.
■양국 관계개선될까...일본 반응이 중요
윤 대통령은 후보자 시절부터 '김대중-오부치 선언 2.0시대'를 열겠다며 일본과 미래지향적 관계정립을 기대했다. 대통령에 당선된 후인 지난 3월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일본대사를 만나 "한일관계는 미래지향적으로 반드시 개선되고 과거처럼 좋은 관계가 시급히 복원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양쪽 다 많은 노력이 필요할 거 같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근 박진 외교부장관도 "양국 간 과거사 현안 해결을 위해 다양한 레벨에서 협의하겠다"며 관계개선 의지를 피력했다.
한 총리는 방일 기간에 일본 정·관계 및 재계 주요인사와 면담하면서 관계개선 관련 일본의 의지를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총리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등 고위급과 만나 어떤 메시지를 주고받을지가 관건이다.
하지만 일본과 관계는 우리 국내 민심과 정치적 문제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섣부른 예단은 어렵다. 일본이 전향적으로 나오지 않는다면 다시 한일 관계는 안갯속에 빠질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우리가 일본과 관계개선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만큼 지나치게 서두르기 보다는 일본의 반응이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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