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수리남’ 윤종빈 감독이 드라마의 실존인물 K씨에 대해 “엄청난 생존력을 가진 강한 영혼의 소유자”라고 말했다.
6부작 드라마 ‘수리남’은 수리남 국적의 한국인 범죄자 조봉행과 조봉행 검거에 투입된 민간인 사업가 K씨의 이야기를 영화화했다.
조봉행은 1990년대 말~2000년대 초까지 수리남에서 거주하면서 대규모 마약밀매조직을 운영했다. 국정원과 미국 마약단속국, 브라질 경찰과의 공조 작전으로 2009년에 체포됐고 2011년에 징역 10년과 벌금 1억을 선고 받았다. 출소 후 현재 수리남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씨는 조봉행의 마약밀매로 큰 피해를 입었던 인물로, 국정원의 비밀 입무를 수락해 조봉행 검거에 큰 기여를 했다.
두 사람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넷플릭스 6부작 드라마 ‘수리남’은 남미 국가 수리남을 장악한 무소불위의 마약 대부로 인해 누명을 쓴 한 민간인 사업가가 국정원의 비밀 임무를 수락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윤종빈 감독은 15일 기자들과 만나 “실존 인물의 이야기라 K씨와 만나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며 “제 기준에선 평범한 민간인이 무려 3년간 국정원의 작전에 투입된 게 납득이 안됐다. 돈을 받긴 했지만, 어떻게 살아왔는지 궁금했다. 실제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납득이 됐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인물로 엄청난 생존력을 가진, 강한 영혼의 소유자라 느꼈다”고 말했다.
드라마의 도입부에 K씨를 모델로 한 강인구(하정우 분)의 어릴 적 이야기를 많이 녹인 것도 이 때문이다. 윤 감독은 "K씨가 실제로 어릴 적 부모를 다 잃고, 동생들 시집 장가 다 보낸, 아주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었다”며 “홍어 사업을 한 것도 실화”라고 말했다.
극중 마약왕 전요환의 조직에 들어가기위해 중국의 갱들과 싸운 것도 K씨의 증언을 바탕으로 극화했다. 윤감독은 "너무 극적이라 진짜일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며 "총격전을 한 적도 있다고 하셨다"고 했다. 어디까지 진짜고 어디까지가 극화됐는지를 묻자 윤감독은 "저도 그 분의 말만 들었으니까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영화의 마지막, 마약왕 전요환은 강인구에게 선물한 야구공을 돌려달라고 한다. 이때 강인구는 "이 사인볼은 진짜인지 가짜인지" 의아해한다.
윤 감독은 "조봉행(극중 캐릭터 전요환) 은 실제로 K씨에게 호감이 있었던 것 같다"며 "야구공은 전요환과 강인구의 관계를 상징하는 소품이다. 영화에 나온 박찬호 사인볼은 박찬호 재단에서 구매한 것"이라고 말했다.
드라마를 본 K씨의 반응은 어땠을까? 윤 감독은 해외에 머물다 와 “아직 연락을 못했다”며 "연락을 해볼 참"이라고 답했다.
'수리남'은 윤종빈 감독의 첫 넷플릭스 드라마다. 그는 "플랫폼의 힘을 느꼈다"며 "그 어떤 작품이 공개됐을 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내게 연락해왔다"며 "해외서 일하는 한 친구는 거래처 외국인이 '수리남' 이야기를 했다고 하더라. 할리우드 배우 니콜라스 케이지가 SNS에 추천해 놀랐다"고 말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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