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수서고속철도(SRT)를 운영하는 SR 등 철도공기업들이 간부들에게 ‘공짜 숙소’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의 여파로 대규모 적자가 나고 있는 상황에서 고연봉 간부에게 혜택을 주는 것은 지나친 방만 경영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동아일보의 15일 보도에 따르면 이날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실은 코레일부터 ‘원거리 출·퇴근자 임차 숙소’ 자료를 제공받았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코레일은 직원들에게 서울·대전 등 전국에서 총 150채의 오피스텔 및 아파트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코레일 측은 "원거리 출·퇴근자를 배려하기 위한 숙소"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경기 수원에 사는 본부장(1급)이 서울 중구에 있는 아파트(전세가 5억7000만 원)를, 경기 고양시 일산에 사는 단장(1급)이 서울 용산구 오피스텔(전세가 3억2860만 원)을 제공받았다. 이는 통상적 '원거리'의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달 25일 기준 회사가 부담하는 전체 전세 임차 가격은 201억 원이었으며, 거주자는 전원 3급 이상 간부이다. 이들은 관리비, 공과금만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레일은 지난해 상반기(1~6월) 4885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김 의원실은 SR로부터도 ‘원거리 출·퇴근자용 숙소 임차 현황’ 자료를 제출받았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SR 역시 전국 38개 숙소를 직원들에게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 중 22곳(57%)은 서울 강남구와 송파구에 위치하고 있으며, 숙소 거주자의 55% 이상이 3급 이상 간부였다. 특히 2급 직원의 경우 두 명 중 한 명꼴로 무료 숙소 혜택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SR 역시 지난해 상반기 148억 원의 손실을 봤다.
김 의원은 "서울 강남과 송파 등 상대적으로 비싼 전세금이 필요한 상급지에 직원용 사택을 제공하는 것은 공공기관 방만 경영의 전형적 사례이자 도덕적 해이”라며 “상위직급 직원들에게 사택을 제공하는 부분도 공공기관 혁신 측면에서 자세히 들여다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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