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서울 중구 신당역 3번출구 인근 여자화장실 '신당역 스토킹 살인 사건' 현장에 마련된 추도 공간에 헌화를 하러 온 20대 여성은 이같이 밝혔다.
이날 평일 오후 시간대임에도 고인을 추도하기 위해 모인 추도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추도객들은 고인을 지키 못한 미안함과 여성혐오에 대한 경각심, 공공치안의 불안정성에 대한 불안함 등을 표현했다.
추도에 참석한 60대 여성 A씨는 "이제는 무서워서 (공공)화장실도 못 갈 것 같다"며 "점점 세상이 험악해지는 것 아닌가 걱정된다"고 밝혔다.
추도객들은 헌화와 함께 포스트잇을 벽면에 남겼다. 이들 메시지에는 '지키지 못해 죄송합니다', '좋은 곳에 편하게 잠드세요', '너무 비통한 마음입니다' 등 고인을 지키지 못한 시민들의 안타까움이 적혀져 있었다.
한편 이번 사건이 여성 혐오에 기반한 범죄임을 강조하는 메시지들도 있었다. '차별과 혐오가 없는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기를'과 '여성보고 조심해라 그만! 남자가 여자한테 저지르는 범죄나 제대로 처벌해라', '여자에게 조심 그만, 남자들은 그만해라, 하지마라' 등 메시지도 눈에 띄었다.
하지만 추도행렬에는 남녀 구분이 없었다. 이날 추도행렬에 참석한 20대 남성 김모씨는 "스토킹 범죄 등 법인을 둘러싼 여러 혐의들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지하철 화장실에서 이뤄진 살인 사건"이라며 "공공화장실을 이용하는 것에는 남녀의 구분이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날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추도공간을 방문해 헌화를 하며 제도적 문제점을 지적했다.
박 전 위원은 "서울 지하철 화장실에서 여성혐오로 발생한 살인 사건이 발생한 것이 이번 처음도 아니고. 경찰은 무엇을 하고 있었냐"며 "가해자는 분명히 법정 최고형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는 추도만으로 끝낼 것이 아니라 입법부와 사법부, 행정부 등이 나서서 제도적 차원의 정비를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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