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국내 증시도 경계감을 키우며 주가 변동성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에선 예상대로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지만 금리인상 수준보다 긴축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에 증시가 다시 한번 출렁일 여지가 크다는 분석이다. 증권가는 코스피지수가 2300~2450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봤다.
■9월 FOMC에 쏠린 눈
18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주(9월12~16일) 코스피지수는 2382.78로 전주 대비 1.5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는 770.04로 마감해 7.77포인트 떨어졌다.
지난주 국내 증시가 약세를 나타낸 것은 지난 14일 발표된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충격 탓이다. 8월 CPI 상승률은 8.3%을 기록해 예상치(8.0%)를 상회했다. 지속적인 기준금리 인상 기조 속에서도 물가가 예상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하면서 긴축 정책의 강도가 강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했다. 시장에선 당초 선택지에 없었던 울트라 스텝(기준금리 1%포인트 인상) 가능성까지 부상하며 하방 압력이 커졌다.
지난주에 이어 이번마저 증시가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기 어렵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이 유력하지만 예상보다 긴축 정책이 길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서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75bp(1bp=0.01%포인트) 인상과 100bp 인상을 각기 조금씩 반영하고 있다"며 "연준의 결정이 어느 쪽이든 그 결과에 따라 한 차례 출렁일 것"이라고 말했다.
FOMC에서 연말 기준금리 전망치가 상향 조정될 여지가 있는 점도 부담이다. 앞서 연준은 올해 6월 FOMC 점도표에서 2023년 말 기준금리를 3.75%로 제시했다. 이는 금리인상의 최종 수준으로 해석되는데 증권가에선 현재 CPI 수준을 고려하면 연말 4.5%까지 상향 조정될 여력이 크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미 고물가 여파로 한 차례 홍역을 겪은 데다 9월 FOMC 통과로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만큼 중립 이상으로 주가 흐름이 나타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실적 개선 종목 주목"
주요 정치 행사들도 증시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번 주에는 한·미 정상회담, 한·중 고위급 회담 등 빅 이벤트가 연달아 열린다. 미·중 양국에 이해관계가 걸쳐 있는 한국 입장에선 호재보다는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고환율이 지속되는 점도 증시에 악재다. 증권가는 이번주 원·달러 환율이 1310~1400원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한다. 심리적인 저항선인 1400원 돌파를 앞두고 레벨이 부담이 점증하고 있다는 평가다. 당국의 경계에 따른 속도 조절이 있을 수 있으나 겨울철 유로화 약세 심화와 맞물려 유의미한 방향성 전환은 연말까지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증권가에선 물가와 금리 상승에 따른 경착륙 우려가 지속되는 국면인 만큼 경기 둔화에 민감하지 않은 구조적인 성장주에 관심을 둘 것을 권했다. NH투자증권은 관심 업종으로 2차전지, 신재생에너지, 엔터테인먼트, 제약, 통신 등을 꼽았다.
스태그플레이션 리스크를 헤지할 수 있으면서도 최근 낙폭이 과대한 업종에 대해서도 관심을 두는 것도 한 방법으로 제시됐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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