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사병 조롱과 신병 위협 난무하자
대만군 신형 대드론 무기 도입 공개
중이 반대하는 국방비 대폭 증액 대응
CNN은 그러나 중국의 이같은 태도가 궁극적으로 대만의 대응을 강화시켜 오히려 중국에 손해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웨이보에 올라온 동영상에 중국 청년들이 드론 조정기 화면을 보면서 "탱크를 잡았다"고 광둥어로 소리치는 장면이 있다. 비디오 게임이 아니라 금문도 주둔 대만군 상공에 드론을 날리면서 촬영한 것이다. 대만군은 뒤에 이 드론이 본토에서 민간인이 보낸 드론이라고 확인했다.
동영상에는 군기지와 대만 군인들의 모습이 상세하게 나온다. 동영상은 댄스곡과 각종 이모지(絵文字)를 사용해 대만군이 무능함을 한껏 조롱했다. 근무중이 아닌 대만 군인들이 드론을 향해 돌을 던지는 장면의 동영상도 있다. 이들 동영상을 보면서 온갖 조롱섞인 댓글들이 줄을 잇고 있다. 공개금지된 대만 군기지를 중국 민간인이 촬영하고 있다는 내용들이다.
전문가들은 이들 동영상이 대만군으로선 최소한 당혹스러우며 나아가 위험하기도 하다고 지적한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중국 드론이 대만을 위협하는 중국의 "회색 전술"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일 대만군은 드론을 격추하기도 했다.
문제는 드론의 배후가 누구인지 밝혀내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중국 정부는 드론 침입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 드론이 중국 영토 위를 비행하는데 무슨 문제가 있나"라고 반문했다.
인터넷을 철저하게 통제하는 중국이 웨이보 드론 동영상을 방치하는 건 의심을 사기에 충분한 일이다. 중국 국내라면 군사 기지를 드론으로 촬영하면 교도소에 간다.
중국 전문가 이자벨 힐튼은 드론을 누가 날리는지를 파악하기가 불가능하며 이 점 때문에 "부인가능한 공격"에 딱 맞는다고 지적했다. 드론이 민간용으로 보이지만 "군대 등 누구든 사용가능하다"며 "정부 기관이 배후에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시사했다.
힐튼은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분쟁 수역에 수백척의 민간 어선을 보낸 것과 드론 공격이 같은 성격이라고 강조했다. 서방 전문가들은 이들 어선을 중국 인민해방군이 운영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인정하지 않으며 "해상 민병대"라고 표현한다.
힐튼은 드론과 어선 사례가 중국 군대가 "직접 관여하지 않는" 이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두가지 모두 항공기 출격과 같은 직접적 군사 공격과는 다른 것처럼 보인다. 부인할 수 있는 도발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드론이 정찰 목적으로도 사용될 수도 있지만 대만 군인들에 미치는 심리적 압박도 크다고 강조했다. "대만군인들 얼굴이 중국 소셜미디어에 공개되면서 이들에 대한 비난과 살해 위협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는 "대만에 중국 압박을 벗어날 길이 없으며 결국은 중국이 장악할 것이라는 점을 상기시키는 것이다. 그게 의도"라고 말했다.
반면 대만 공공여론재단 연구원 폴 황은 민간의 드론이 "호기심이나 민족주의에서 나온 것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느 나라 군대도 드론을 이런 식으로 사용하지 않는다. 중국 인민해방군도 그러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중국이 원하면 드론을 차단할 수 있지만 하지 않고 있다는 건 민간 드론 침투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정부는 중국인의 대만 드론 낚시질이 대만을 자극하고 대만의 무능을 조롱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선전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본다"고 했다.
대만으로선 드론이 중국의 침략의 성격이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문제가 된다. 금문도는 중국 본토에서 매우 가깝기 때문에 민간 드론에 매우 취약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폴 황은 중국도 드론 낚시질을 통제하지 않음으로써 후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만이 세계 최대 드론 제조사인 중국의 DJI사에 금문도를 드론 비행 금지구역에 포함시키도록 요구할 수 있다고 했다. DJI가 거부하면 수입을 금지하게 되고 이는 미국의 수입금지로 이미 타격을 받고 있는 DJI에 큰 타격이 된다는 것이다.
또 중국의 "선전전 승리"가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대만은 드론 낚시질이 몇 차례 이어진뒤 금문도에 대드론 시스템을 내년초 설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 내년 국방예산을 올해보다 13.9% 증액한 194억달러(약 27조원)로 올리겠다고 했다. 폴 황은 "중국이 아직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는 인식을 못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분명 중국이 원치 않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대만은 드론을 방치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드론을 격추한 며칠 뒤 대만은 신형 대드론 무기 사진을 공개했다. 다음 번에 드론이 오면 충분히 대비가 돼 있다는 메시지를 내보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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