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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로 부도체로 메모리 만들었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9.19 14:47

수정 2022.09.19 14:47

UNIST-울산대 물리학자 부도체 메모리 기술 개발
에너지 효율 높고 발열 없으며 더 많은 정보 저장
울산과학기술원(UNIST) 물리학과 오윤석 교수팀과 울산대 물리학과 김태헌 교수팀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바륨지르코늄 산화물 단결정과 그 웨이퍼. 0차원 공허를 형성하고 다중 유전 상태를 만드는 핵심이다. UNIST 제공
울산과학기술원(UNIST) 물리학과 오윤석 교수팀과 울산대 물리학과 김태헌 교수팀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바륨지르코늄 산화물 단결정과 그 웨이퍼. 0차원 공허를 형성하고 다중 유전 상태를 만드는 핵심이다. UNIST 제공


[파이낸셜뉴스] 울산과학기술원(UNIST) 물리학과 오윤석 교수팀과 울산대 물리학과 김태헌 교수팀이 반도체가 아닌 유전체(부도체)를 이용해 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 기술은 인간이 만들어낼 수 있는 최소 공간을 제어해 반도체로 만든 메모리보다도 더 많은 정보를 저장할 수 있다.

연구진은 '텅 비어 있는 공간(0차원 공허)'과 '물질' 사이의 상호작용을 제어해 물질의 유전율 크기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전기가 안 통하는 물질이라도 전기장에 두면 물질 내부에 무질서하게 놓여있던 전기쌍극자가 정렬한다. 유전율은 그 반응 정도가 얼마나 민감한지 나타내는데, 물질과 공간의 고유한 특성이다.


오윤석 교수는 19일 "새로운 유전율 메모리 소재 기술을 활용하면 전통적인 반도체 소재와 전혀 다른 새로운 방식의 메모리 소재나 소자 개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유전율을 메모리 정보에 사용하면 저항을 이용하는 반도체 메모리보다 에너지 효율이 높고 발열이 없는 메모리 소자를 만들 수 있다. 또 0차원 공허와 주변 원자 사이의 상호작용을 이용하면 1과 0만 쓰는 이진법 메모리보다 다양한 조합이 가능해 '다진법 메모리'도 가능하다. 더 나아가 0차원 공허 주변에만 형성된 양자 스핀은 양자 정보로도 활용할 수 있다.

오윤석 교수는 "유전율은 어떠한 물질도 존재하지 않는 진공에서도 정의할 수 있는 물리량"이라며 "별빛이 진공에 가까운 우주 공간을 여행해 지구까지 도달할 수 있는 이유도 유전율로 설명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새로운 강유전체 박막을 개발해 '0차원 공허'를 만들었다. 강유전체는 외부 전기장이 없이도 스스로 분극을 가지는 재료로, 외부 전기장에 의해 분극 방향이 바뀔 수 있다. 새 강유전체 박막은 오윤석 교수팀에서 개발한 새로운 웨이퍼 소재인 '바륨지르코늄 산화물 단결정' 위에 김태헌 교수팀이 '티탄산바륨' 박막을 증착해 만들었다. 이 박막은 기존 티탄산바륨과 전혀 다른 대칭성을 가지는 새로운 강유전체가 된다.

바륨지르코늄 산화물은 원자간 간격을 나타내는 격자상수가 4.189Å로 매우 크다.
이는 기존 웨이퍼보다 훨씬 커 티탄산바륨 박막에 '0차원 공허' 즉 텅 비어 있는 공간을 만든다. 이렇게 형성된 0차원 공허와 주변 원자들 사이의 상호작용은 박막 소재의 유전율 크기를 바꾼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를 응집물질 물리학 분야에서 세계 2대 저널 중 하나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에 7일 발표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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