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탈원전의 대표적 상징물이었던 경주 월성 원전 1호기에서 오염수 누수와 내부 균열이 발생한 것을 축소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원자력안전위원회와 국제환경단체가 정면 충돌하고 있다.
지난 20일 월성원전의 안전 결함 의혹이 보도되자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윤석열 정부를 즉각 비판했다. 또한 이를 방치한 것은 원자력안전법 위반이라며 적극 조치를 촉구했다.
하지만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축소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원안위는 이번에 공개된 월성 1호기 사용후핵연료 저장수조 외벽의 누수 영상은 지난해 12월 중순 '월성원전 삼중수소 민간조사단'의 조사과정에서 촬영된 것으로, 지난 5월 발표한 2차 경과보고서에 관련 내용이 담겨있다고 반박했다. 원안위는 발견된 누수 부위는 지난해 12월 보수했으며 추가 누수는 막았다고 주장했다.
■사용후핵연료저장조 바닥이 부풀거나 갈라져
원안위는 또한 사용후핵연료저장조 바닥이 부풀거나 갈라진 영상은 지난해 10월 수중 촬영을 통해 확인된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원안위는 현재 월성원전 1~4호기의 저장조 전체를 대상으로 바닥 상태를 점검 중이며, 점검 결과에 따라 보수일정과 방법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앞서 월성 1호기 사용후핵연료 저장 수조 바닥 부위 균열에서 방사성 물질이 누설되는 장면을 MBC가 보도했다.
이를 두고 그린피스는 "수조 외벽 바닥의 누설은 벽체 방수 기능의 상실을 의미해 충격적이다"라면서 "수조내 냉각수와 핵연료를 완전히 들어낸 뒤 대규모 보수 공사를 시행해야 할 응급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린피스, 국회가 현장실사 나서야...내부 전면공사 우려
이런 가운데 한국수력원자력은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와 관련해 산업통상자원부에 7200억여원의 보전 비용을 신청했다. 이 비용에는 올해까지 계속운전 승인을 받기 위해 투입한 설비투자 비용과 물품 구매 비용, 유지 비용 등이 포함됐다.
지난 1983년 상업 운전을 시작한 월성 1호기는 고리 1호기에 이은 국내 두 번째 원자력발전소로 2012년 설계수명(30년)이 만료돼 가동이 중단됐다가 원안위에서 2015년 10년 연장운전 계속운전 허가를 받고 발전을 재개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2018년 6월 한수원 이사회에서 폐쇄가 결정됐고 2019년 12월 원안위에서 영구정지가 확정됐지만 원전 찬성단체들의 거센 반발을 가져왔다.
이후 윤석열 정부 들어 월성원전 조기폐쇄에 관련된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이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산업부 공무원 A씨 등 3명은 월성원전 1호기 조기폐쇄 관련 530여 개의 자료를 삭제해 감사원 감사를 방해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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