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전주환 "9년 구형에 범행 결심"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9.21 17:49

수정 2022.09.21 18:17

보복살인 혐의로 검찰 송치
21일 서울 신당역 살해 피의자 전주환이 남대문경찰서에서 검찰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서울 신당역 살해 피의자 전주환이 남대문경찰서에서 검찰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신당역 스토킹 살인 사건'의 피의자 전주환(31)이 21일 검찰에 송치됐다. 전주환은 검찰이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자신에게 징역 9년형을 구형하자 살인을 결심했다고 진술했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이날 오전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보복살인 등) 혐의로 전주환을 검찰에 송치했다.

이날 전주환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포토라인에 섰다. 이어 피해자를 불법촬영하고 스토킹한 것을 인정하느냐는 물음에 전주환은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답했다.
'죄송하다'는 말 외에 할 말이 없느냐는 질문에 "제가 진짜 미친 짓을 했다"고 말했다. 전주환은 보복살인 혐의를 인정하느냐, 피해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정말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했다. 아울러 범행 동기나 사전 계획 여부에 대해선 답하지 않았다.

전주환은 범행 이튿날 예정됐던 재판에 출석하려고 했던 게 맞느냐는 물음에는 "그건 맞다"면서 범행 후 도주하려고 했느냐는 말엔 "그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또 범행 전 1700만원을 인출하려 한 이유에 대해서는 "부모님을 드리려고 했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전주환은 지난 8월 18일 처음으로 살인을 결심했다. 앞서 전주환은 스토킹 처벌법, 성폭력범죄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돼 지난달 18일 결심 공판에서 징역 9년형을 구형받았다. 당초 지난 15일 1심 선고가 예정됐으나, 하루 전인 지난 14일 피해자 A씨를 찾아가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에 따르면 전주환은 지난 8월 18일 증산역 역무실에서 피해자의 신상 정보를 조회했다. 이후 전주환은 범행 전 피해자 A씨의 전 거주지를 나흘에 걸쳐 총 5차례 방문했다. 전주환은 지난 5일 처음 A씨의 전 거주지를 들렀고, 13일 1회, 범행 당일인 14일 2회 찾았다.

전주환은 경찰 조사에서 "죽여야겠다 싶긴 했는데 반드시 화장실에서 죽여야겠다 생각한 건 아니고 현장에서 그렇게 생각했다"며 "신당역을 갈 때는 다음날 재판 선고이다보니 오늘은 결판내야겠다 하는 생각을 가졌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전주환이 계획범죄를 저질렀다고 판단했다. 전주환은 사전에 피해자의 근무지와 근무시간까지 조회했으며, 범행 당시 사용한 샤워캡, 장갑 등을 미리 집에서 챙겨간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전주환은 휴대전화에 위치정보시스템(GPS) 조작 애플리케이션도 설치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전주환이 A씨의 전 거주지 근처를 찾을 당시 메고 있던 가방 안에는 일회용 위생모와 장갑 등이 담겨 있었다. 다만 전주환은 "가방에 칼은 안 들어 있었다"고 진술했다.
전주환는 장갑은 지난달 초 온라인에서, 일회용 위생모는 이달 5일쯤 6호선 구산역 근처에서 구매했다고 진술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