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등 증시 악재 쏟아진 탓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스스로를 당대의 '워런 버핏'이라고 주장하던 팔리하피티야가 자신의 스팩 가운데 2곳을 청산해 투자자들에게 투자금 15억달러를 돌려주기로 했다.
페이스북 경영진 출신인 팔리하피티야는 스팩이 붐을 주도하며 '스팩 킹'이라는 별명까지 얻었으나 금리인상 등으로 주식시장이 부진을 면치 못하자 항복했다.
팔리하피티야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공시에서 "지난 2년간 100여개 (합병대상) 목표들을 검토했다. 여러 차례 (우회상장)계약을 성사시키기도 했지만 매번 다양한 이유들로 인해 계약을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팔리하피티야는 주식시장이 도약하던 2년 전 영국 벤처캐피털리스트인 이언 오스본과 손잡고 스팩들을 출범시키면서 '얼굴마담' 역할을 해왔다. 그가 오스본과 함께 만든 스팩은 지금까지 6개에 이른다.
자신이 추진하는 스팩 계약을 트위터를 활용해 홍보하고 개인투자자들을 끌어들였다. 그가 성공시킨 첫 번째 합병은 '괴짜 사업가'로 유명한 영국인 리처드 브랜슨의 우주여행사 버진갤럭틱이다.
하지만 그가 스팩을 통해 우회상장시킨 업체들은 지금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버진갤럭틱은 우회상장 후 최고 55달러까지 주가가 치솟아 브랜슨과 팔리하피티야에게 막대한 평가이익을 안겨줬으나 올해 들어 밝은 전망에만 기댄 기술주들이 폭락하는 가운데 버진갤럭틱의 주가도 5달러 수준으로 추락했다.
팔리하피티야는 이 외에도 부동산그룹 오픈도어, 헬스케어업체 클로버헬스, 온라인 금융사 소피(SoFi) 등의 우회상장도 성공시켰다. 그러나 이들 역시 스팩 투자자들에게 손해를 끼치고 있다. 투자자들은 주당 10달러에 스팩 주식을 샀지만 이들과 합병해 손에 쥐게 된 오픈도어 등의 주가는 10달러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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