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미충원 인원 전년대비 70.2%↑
식당가선 별 따기보다 어려운 사람 구하기
학생식당은 축소 운영˙밀키트까지 도입
식당가선 별 따기보다 어려운 사람 구하기
학생식당은 축소 운영˙밀키트까지 도입
코로나19 이후 외식업계와 대학교 식당 등이 사람을 구하지 못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일부 식당은 아르바이트생 대신 가족들을 총동원 중이고, 대학교에서는 자판기에서 학생들이 구매해 직접 조리해 먹는 간편식(밀키트)까지 도입됐다.
■식당 운영에 가족 총동원
25일 고용노동통계에서 발간한 올해 직종별사업체노동력조사(상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4분기 종사자 1인 이상 사업체의 구인인원은 130만3000명으로 전년동기대비 구인인원은 22.3% 증가했다. 같은 기간 미충원인원은 17만4000명으로 전년동기대비 70.2% 늘어났다.
특히 근로자 30인 미만 산업체끼리 비교했을 때 숙박 및 음식점업은 구인 인원 대비 채용인원 부족률이 가장 높았다. 상용 근로자 5인 미만인 숙박 및 음식점업체는 부족률이 6.7%, 5~9인 규모는 6.5%, 10~29인 규모는 6.2%로 같은 규모의 다른 분야 산업체보다 모두 높았다.
관악구에서 1년 6개월 전 우동집을 열었다는 임모씨(34)는 "처음 가게 열 때보다 지금 사람 구하기 어렵다. 구직사이트에 공고를 올려도 문의가 안 들어와 원래 일하던 친구 소개로 또 알바 받는 식으로 구하고 있다"며 "추가금을 지불해 구직사이트 상단에 공고를 노출하지 않으면 문의가 한달에 한두 번 올까 말까 한 정도"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가족이 식당 운영에 참여하는 사례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서대문구 신촌역 인근에서 7년간 횟집을 운영했다는 조모씨(54)의 경우 딸이 홀서빙을 맡고 아내가 주방일을 하는 등 가족이 총동원돼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조씨는 "코로나 전엔 그래도 이런 일 하는 아주머니들이 많았는데 식당들이 영업 제한되니까 가사도우미나 환자 돌보는 일로 빠져 버렸다"며 "코로나 기간 그쪽 일 하는 게 익숙해졌을 것이다. 설거지하고 음식 내고 하는 식당 일이 쉽지 않아서 돌아오지 않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학교 학생 식당도 사람 구하기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다. 일부 대학교 학생식당들은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수업이 진행되면서 운영을 축소한 뒤 현재까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서울대학교에서는 구인난으로 인해 대학교 학생식당 최초로 밀키트가 도입됐다. 지난 20일부터 코로나19 동안 폐쇄했던 학생회관 지하 1층 식당에 '출출박스'라는 무인 판매기를 설치했다. 학생들이 스스로 결제하고 간편식을 사서 직접 조리해 먹을 수 있도록 했다.
서울대 생활협동조합 관계자는 "인건비가 오른 게 문제가 아니고 구인 자체가 안 되고 있다. 저희가 사실 구인 공고를 내면 정말 한 명 올까 말까 한다"며 "구인난 차원에서 밀키트 제공하게 됐다"고 했다.
학생들은 전반적으론 밀키트 도입을 반기는 분위기였다. 이날 오후 4시20분께부터 4시 30분께까지 식사 시간이 아님에도 출출박스에 15명 가까이 몰려 밀키트를 구입해서 먹었다.
밀키트를 사러 온 서울대학생 이모씨(25)는 "지금 당장 식당에서 2~3년 전보다 배식 코너 자체가 반토막 났다. 음식 메뉴를 두 종류씩 배식하던 게 한 종류만 해 불편함이 많이 늘었다"며 "학생식당에 사람 너무 많길래 간단히 먹기 편하니까 여기 와서 먹기로 했다"고 말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