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초중고 교육 현장에서 사이버폭력이 증가하고 있다. 피해자 5명 중 1명은 학교 폭력 피해에도 아무런 도움을 청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학교 폭력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어른들의 대응 역량이 높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푸른나무재단은 22일 '2022 전국 학교폭력·사이버폭력 실태조사 및 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2월 22일부터 2022년 2월 20일까지 61일간 전국의 초·중·고교생 및 교사 6025명을 대상으로 조사·인터뷰한 결과다. 푸른나무재단은 2021년부터 매년 전국 단위 학교폭력 실태를 파악하고 있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교폭력 피해경험은 7.0%로 전년대비 0.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해 경험은 2.9%로 전년 대비 1.2% 감소했고, 목격경험은 12.6%로 전년 보다 7.6% 증가했다.
학교폭력 유형 중 사이버 폭력은 역대 최고치인 31.6%를 기록했다. 이는 2020년 16.3% 대비 2배, 2019년 5.3% 대비 약 6배 가량 증가한 수치다.
이에 대해 이종익 푸른나무재단 사무총장은 "익명 SNS앱, 랜덤채팅 등 청소년이 이용하는 대다수의 디지털 플랫폼에서 사이버폭력이 발생하고 있다"며 "사이버폭력 피해 시 신고접수 및 조서와 별도로 신속한 피해 구호를 위한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학교폭력 피해 고통의 정도를 묻는 질문에 피해학생 53.6%는 '고통스러웠다'고 답했다. 이들 가운데 26.8%는 자살·자해 충동을 경험했다고 했다.
또한 피해학생의 20.7%는 학교폭력 문제해결에 불만족했다고 응답했다. 불만족하는 이유는 '처벌은 만족하나 사과와 반성이 느껴지지 않아서'가 26.0%로 가장 많았다.
학교폭력 피해학생의 5명 중 1명은 아무런 도움을 구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29.8%의 학생들은 '요청해도 잘 해결될 것 같지 않아서'라고 밝혔다. 아울러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선 '주변 어른들이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 2004년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이 제정된 이후 학교폭력이 일부 줄었다는 분석 결과가 있기도 하다. 특히 지난 2012년 학교전담경찰관제도가 시행되면서 오랜 기간 두 자리 수였던 학교폭력 피해율이 2014년 3.8%로 급감한 바 있기도 하다.
다만 최근 학교폭력의 저연령화, 사이버폭력 등이 문제가 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응이 시급한 상황이다.
푸른나무재단은 "부족한 학교전담경찰관을 속히 증대하고 학교폭력으로부터 안전한 사회안전망 구축과 함께 어른들의 대응 역량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이버폭력 피해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작금의 현실에서 청소년의 안전한 환경을 위한 어른의 관심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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