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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스트리트] 영국 왕실 근위대 척탄 중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9.22 18:19

수정 2022.09.22 18:19

척탄병((擲彈兵·Grenadier)은 말 그대로 손으로 수류탄을 던지는 병사이다. 이들은 전선의 맨 앞에서 적진을 향해 총격을 가한 뒤 수류탄 투척과 함께 창검을 들고 돌진했다. 근대 유럽 각국의 척탄부대는 전쟁의 승패를 가르는 최정예 부대였다. 당시 수류탄은 크고 무거운 데다 도화선에 불을 붙여 던져야 하므로 멀리 던지는 게 관건이었다. 그래서 키 크고 힘센 병사를 뽑았다.
척탄병은 정예병을 일컫는 대명사가 됐다.

프랑스, 영국, 독일, 러시아, 스페인 같은 서구 열강은 앞다퉈 척탄부대를 조직했다. 독일의 포츠담 척탄병, 프랑스의 제국 근위 척탄기병대, 러시아의 호위대, 영국의 척탄 근위연대와 101 척탄병 연대가 유명하다. 미국 독립전쟁 당시에도 코네티컷 민병연대 안에 척탄병 중대가 창설됐고, 토론토 민병대는 훗날 캐나다 근위연대가 됐다.

유럽을 제패한 나폴레옹은 근위대를 만들 때 근접경호는 고참 척탄병에게 맡길 정도였다. 근위 척탄병의 평균 신장은 180㎝ 정도였다고 한다. 단신으로 알려진 나폴레옹의 키는 170㎝로 실제 평균 키 이상이었지만 늘 장신의 근위대에 둘러싸여 있어서 작게 보였다고 한다. 2차 세계대전 때 독일의 휘러 척탄병 사단은 엘리트 부대의 전형이었다. 독일은 오늘의 기계화보병인 기갑보병을 기갑척탄병이라고 불렀다. 보병의 사기 진작책이었다.

세기의 장례식 때 웨스트민스터 홀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관을 지킨 영국 육군 보병근위연대 척탄중대가 시선을 끌었다. 358년 역사를 가진 왕실 근위대이다. 여왕은 척탄중대의 명예 지휘관이자 명예 대령이었다.
평상시 버킹엄궁과 윈저궁의 경비대나 의장대 역할을 하지만 전시엔 최전선에 투입되는 전투부대다. '키다리 모자'로 불리는 특유의 곰털 모자는 흑곰의 털가죽으로 만드는데 높이 43㎝에 무게가 9.5㎏이나 나간다.
척탄중대는 영국 군사문화의 자랑스러운 상징이자 볼거리로 자리 잡았다.

joo@fnnews.com 노주석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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