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이재명號 한달, 안정 되찾고 '민생' 집중…일각선 '착시' 지적도

뉴스1

입력 2022.09.24 08:02

수정 2022.09.24 08:02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경북 포항시 남구 대송면을 찾아 태풍 '힌남노' 피해지역을 둘러보고 있다. 2022.9.7/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경북 포항시 남구 대송면을 찾아 태풍 '힌남노' 피해지역을 둘러보고 있다. 2022.9.7/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대표가 29일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사저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제공) 2022.8.29/뉴스1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대표가 29일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사저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제공) 2022.8.29/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 업무 관련 회의를 마친 후 나서고 있다. 2022.9.12/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 업무 관련 회의를 마친 후 나서고 있다. 2022.9.12/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취임 한 달을 앞두고 있다. 취임 직후부터 검찰의 수사에 따른 사법리스크 재점화로 흔들리는 듯 했지만 '민생 중심'으로 빠르게 당을 정비해 단일대오로 재편했다는 평가다.

다만 일각에선 이재명 체제 민주당의 단결과 통합은 검찰의 수사와 국민의힘 내홍,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 리스크'에 따른 결과라는 의견도 있다. '우상호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준비해 온 당 쇄신이 유야무야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교섭단체 대표 연설이 예정돼 있는 오는 28일 취임 한 달을 맞는다.


◇'1호 지시' 민생에 올인…정쟁에는 '전략적 거리두기'

이 대표의 취임 한 달은 '민생'으로 요약된다. 이 대표는 취임 첫날인 지난달 29일 1호 지시 사항으로 '민생경제위기대책특별위원회' 설치를 지시했다.

평소 실력과 성과를 강조해왔던 만큼 민생으로 들어가 서민의 삶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이 대표는 전당대회 과정에서도 반사이익이 아닌 유능함으로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일과 성과' 중심으로 당이 재편되면서 당 차원의 입법 과제도 속도감 있게 추진됐다.

민주당은 쌀값 정상화를 위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위원회에서 단독 의결하며 정부·여당을 압박하는 한편, 윤석열 정부의 부자감세 및 서민 예산 삭감도 정기국회에서 저지하겠다고 예고했다.

이 또한 야당이지만 다수 의석을 확보한 만큼 민생에 필요한 법안을 확실히 챙겨 대안 정당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이 대표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는 평가다.

실제로 이 대표는 당 인사들에게 "필요한 법안이라면 강행 처리도 마다하지 말아야 한다", "필요한 정책과 예산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준비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이 대표 취임 이후 당이 일 중심으로 가고 있다고 본다"며 "양곡관리법도 예전 같았으면 주저했을 수 있는데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정쟁에는 철저하게 거리를 뒀다. 현안에 대한 발언이 많아질수록 민생은 사라지고 여야 간 공방만 남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당 대표 취임 이후 각종 현안에 대한 취재진의 백브리핑 요구에 침묵을 유지하는 것도 국민의힘에 정쟁 소재를 만들어주지 않겠다는 전략적 판단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당 대표가 전면에 나서서 (발언)하는 것을 오히려 국민의힘이 원하는 그림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이 대표가 정치 현안에 대한 언급을 하거나 전면에 서는 것은 안 하는 것이 좋겠다는 게 당내 대체적인 컨센서스"라고 전했다.

◇文 예방부터 식사정치까지…통합에 방점

이 대표는 당내 통합에도 주력했다. 취임 직후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한 데 이어 선수별로 오·만찬을 진행했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계파 갈등이 극심했던 만큼 당내 의원들과 직접 소통하려고 노력했다.

주요 당직 인선 또한 측근 기용과 탕평을 적절히 섞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는 평가다.

이 대표는 사무총장·정책위의장·전략기획위원장 등에는 자신을 도왔던 측근 인사를 임명했지만 당 상설위원회 위원장 직에는 비명(非 이재명)계 중진들을 다수 임명했다.

한 비명계 의원은 통화에서 "이 대표 자체가 통합과 안정을 강조하고 있어 우려했던 것보다 당이 안정돼 가고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대통령 리스크·국힘 내홍으로 반사이익…당 쇄신 희미해져

이재명호가 순항하고 있지만 안심할 상황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달 동안 국민의힘 내홍과 윤 대통령의 실책이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면서 이재명 지도부에 대한 객관적 평가가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이 대표와 문재인 정부를 향한 검찰 수사망이 좁혀져 오고 있어 당이 단결할 수밖에 없었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윤석열 정부의 탄압이 전방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외부 상황이 워낙 안 좋다"며 "이 대표 뿐 아니라 문 정부에 대해서도 택도 없는 공세를 하니 우리가 내부적으로 다툴 여유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여당의 상황으로 우리가 반사이익을 얻는 점도 분명히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국갤럽이 지난 20~22일 실시한 윤 대통령 국정 수행 평가 및 정당 지지도 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 지지율은 28%에 불과했지만 민주당과 국민의힘 지지율은 34%로 동률이었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이 대표 취임 이후 당 차원의 선거 패배 평가와 쇄신 작업이 사라진 것도 아쉬운 점으로 평가된다.

앞서 우상호 비대위가 새로고침위원회를 신설, 이곳에서 마련된 당 혁신 방안을 새 지도부에 전달했지만 유야무야 됐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어서다.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9월 한 달은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내분을 보느라 정신이 없었다"며 "(내분이) 오히려 독으로 작용하고 있다. 우리가 각성하고 개과천선하는 노력을 해야하는데 다 잊어버리고 있다. 지금 국민이 민주당을 대안 세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변호사비 대납 의혹 사건,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 등에 대한 수사 결과에 따른 사법 리스크가 현재 진행형이라는 점도 이 대표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힌다.

한편 이 대표는 오는 28일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민생을 위한 국가와 정치의 역할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이 대표가 국민의 삶, 민생을 책임지기 위해서는 주권자의 권한을 위임 받은 대리인이 권한을 십분 행사해야 한다는 것을 계속 얘기해 왔다"며 "그런 차원에서 적극적인 국가의 역할, 정치의 역할을 말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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