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법원과 경찰 등에 따르면 부산지법은 이날 라이베리아인 50대 A씨와 30대 B씨에 대해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은 "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구속 사유를 밝혔다.
A씨와 B씨는 지난 22일 밤 11시께 부산 동구의 한 호텔에서 여중생 2명을 성폭행한 뒤 감금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이들은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부산 기장군에서 열린 해양수산부 주최 한국해사주간 국제프로그램에 참가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해사주간은 해양환경·기후위기·미래연료 등 국제해사분야의 주요 현안을 다양한 해사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논의하고 대응 전략을 모색하는 자리다.
두 사람은 모두 라이베리아 공무원이다. A씨는 라이베리아 외교부 소속이고 B씨는 국제해사기구 파견 근무를 하던 중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와 B씨는 범행 직후 경찰에 외교관 면책특권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경찰은 이들이 외교관 면책특권을 규정한 비엔나 협약의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와 B씨의 범행 소식은 현지 언론에도 보도됐다. 23일(현지시간) 라이베리아 독립매체인 '라이베리안옵서버(Liberianobserver)'는 이들이 한국에서 촬영한 기념사진을 모자이크 없이 올리고 이름과 직책을 공개했다. 라이베리아 해양청은 "우리는 모든 유형의 성범죄에 대해 무관용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며 "라이베리아 해사당국은 이번 사건 조사에 있어 대한민국 정부와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이며 국내법 및 국제법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할 것을 약속한다"고 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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