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포항 침수현장서 맹활약 '대용량 방사시스템' 전국에 배치해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9.26 13:54

수정 2022.09.26 13:54

울산소방본부, 국회 행안위원장에 권역별 설치 건의
울산에만 배치돼 있지만 울진 산불 때도 지원
대규모 장비, 느린 이동 속도로 타지역 지원 어려움
이채익 행안위원장, 정부 차원 지원에 공감

대용량포 방사시스템' 구축 장비 시연회에 모습 울산에 전국 최초로 구축된 대용량포 방사시스템은 대형 유류저장탱크의 화재를 조기에 진압할 수 있으며, 대구경 300㎜ 소방호스 분당 최대 7만5000ℓ를 방수 할 수 있다. 방사거리는 최대 110m이다. 지난 2018년 10월 경기 고양저유소 원유탱크 화재를 계기로 도입됐다. /사진=뉴스1
대용량포 방사시스템' 구축 장비 시연회에 모습 울산에 전국 최초로 구축된 대용량포 방사시스템은 대형 유류저장탱크의 화재를 조기에 진압할 수 있으며, 대구경 300㎜ 소방호스 분당 최대 7만5000ℓ를 방수 할 수 있다. 방사거리는 최대 110m이다. 지난 2018년 10월 경기 고양저유소 원유탱크 화재를 계기로 도입됐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경북 포항 홍수 피해 현장에서 엄청난 양의 물을 순식간에 퍼내는 기능으로 이목을 끌었던 ‘대용량 방사시스템’의 전국 배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6일 울산소방본부에 따르면 대용량 방사시스템은 현재 울산119화학구조센터 배치돼 있으며, 울산소방본부와 중앙119구조본부가 공동운영하고 있다. 지난 2018년 고양 저유소 화재를 계기로 도입돼 2022년 1월부터 운영 중이다.

대형 유류탱크가 많은 울산지역 공단에서 불을 났을 때 300㎜ 대구경 호스로 110m 가량 떨어진 곳에서도 분당 최대 7만5000ℓ 물을 쏟아 부을 수 있어 신속한 화재 진압이 가능하다.

제11호 태풍 '힌남도' 때 포항 아파트 지하주차장 침수 현장과 포항제철소 침수 현장에서는 거꾸로 물을 빼내는 기능으로 재난대응 역량을 발휘했다.


태풍 힌남노로 지하침수가 된 포항제철에서 대용량포 방사시스템이 가동되고 있는 모습. /사진=경북도 제공
태풍 힌남노로 지하침수가 된 포항제철에서 대용량포 방사시스템이 가동되고 있는 모습. /사진=경북도 제공

태풍 ‘힌남노’ 피해 복구에 나섰던 경북도는 대형소방차 26대, 동력펌프 115대가 동시에 방수하는 것과 맞먹는 수준으로 약 5400t의 물을 배수시켜 아파트 지하주차장 생존자를 구출해 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고, 특히 포항제철 지하에 들어찬 6만6000여t이 넘는 물을 짧은 기간에 배출해 공장이 조기 가동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이에 앞서 지난 4월 경북 울진 산불 당시에는 산불이 한울원자력발전소를 위협하자 긴급 출동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재난 대응 기능이 확인되면서 울산소방본부는 이날 열린 이채익 국회 행정안전위원장과의 간담회에서 재난 발생 시 신속한 대응과 원활한 사고 수습을 위해 전남, 충남, 인천, 강원 등 4개 권역별 설치를 건의 했다.

전국에서 발생하는 대규모 재난을 대처하기에는 장비 규모가 크고, 이동시간 소요 등으로 신속대처가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대용량 방사시스템은 엄청난 양의 물을 뿌리거나 빼기 위해 주펌프와 방수포모니터 차량 등 2개 세트 17개의 장비로 구성돼 있다. 호스 길이만 해도 10.4km에 이를 정도이다. 구입 가격은 176억 원으로 네덜란드에서 들여왔다.
권역별 설치를 위해서는 정부 예산의 투입이 불가피하다.

대용량 방사시스템 개념도
대용량 방사시스템 개념도

울산소방본부 관계자는 “울산이 아닌 타 지역으로 지원을 갈 수도 있지만 느린 이동속도로 인해 신속한 대응은 장담하기 어렵다”라며 “이채익 의원도 이에 공감하고 정부 차원에서 권역별 설치를 검토할 수 있도록 적극 나서겠다”라고 말했다.


간담회에는 이 의원과 소방청 119대응국장, 울산소방본부장 등 16명이 참석했으며, 중형급 소방헬기 보강, 재난현장 119회복차 도입, 터널 양방향 인명구조차 도입 등 국비 확보와 정책적 지원이 요구되는 사업들도 건의 됐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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