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BOA, 추가 하락 전망
월가 "인플레 등 불확실성 증폭"
풋옵션 계약 구매 2009년 이후 최대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수준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등 뉴욕증시 추가 하락을 점치는 글로벌 운용사들이 연달아 나오고 있다. 개별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의 주가 하락에 대비한 풋옵션 계약 구매 역시 2009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월가 "인플레 등 불확실성 증폭"
풋옵션 계약 구매 2009년 이후 최대
25일(현지시간) 골드만삭스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의 연말 목표치를 4300에서 3600으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 23일 종가(3693.23)보다 2% 낮은 수준으로 연말까지 지속적인 반등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란 뜻이다. 골드만삭스는 경기 침체가 발생할 경우 S&P500지수가 3150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CFRA리서치도 S&P500이 6월 저점 아래로 떨어질 경우 매도세가 확산되면서 지수가 3200선까지 밀려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전망은 더 우울하다. 향후 5개월간 S&P500이 3020까지 내려갈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23일 종가보다 18.2%, 연간 최저치였던 3666.77(6월 16일)보다 17.6% 낮은 수준이다. S&P500가 3020선을 기록한 것은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화하던 2020년 5월이 마지막이다.
BOA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통화긴축이 채권금리를 끌어올리면서 증시가 하락할 것"이라며 "국채금리의 정점 시기가 증시의 바닥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채금리가 높을수록 미래 수익에 대한 할인율이 커지면서 기업의 가치 평가액은 낮아진다.
최근 뉴욕증시가 연일 하락하며 연저점에 가까워졌지만 월가에서는 바닥에 도달하려면 아직 멀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뉴욕증시는 지난주까지 2주 연속으로 5% 넘는 주간 낙폭을 기록했다. 23일 기준 다우지수는 2020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져 연중 최저점을 다시 썼다. S&P500과 나스닥지수도 연저점에 근접했다.
월가에서는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 완화 징후가 보이지 않는 데다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기조로 경기침체 위험이 커지면서 시장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골드만삭스의 애널리스트들은 "증시 전망이 비정상적으로 어둡다"며 "인플레이션, 경제성장, 이자율, 수입, 밸류에이션의 향후 전망이 평소보다 더 유동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다수 주식투자자들이 경착륙 시나리오를 피할 수 없다고 본다"며 "이들은 경기 침체의 시기와 규모 등에 맞춰 투자 전략을 짜고 있다"고 했다.
증시 추가 하락에 대비한 풋옵션 계약구매는 급증하고 있다. 선다이얼 캐피털 리서치가 옵션스 클리어링 코프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달 23일까지 4주 동안 주식 및 ETF에 대한 풋옵션 매수가 343억달러 급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 이후 최대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발발했던 2020년 초반 대비 4배에 달하는 규모다. 지난주에만 관련 풋옵션 매수에 96억달러가 몰렸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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