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예술위)가 지난 9월 6~8일 이탈리아 베니스 시 카스텔로 공원 내에 있는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에서 이색적인 행사를 펼쳤다.
2022년 베니스비엔날레 제59회 국제미술전(예술감독 이영철, 대표 작가 김윤철) 공식후원사인 현대자동차와 함께한 '현대 아트 노드 :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은 트랜스매터(TransMatter)와 접지(接地)라는 두 가지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우선 6일 ‘트랜스매터’를 주제로 미디어고고학자인 지그프리드 질린스키와 한국관 대표 작가인 김윤철 작가의 대담이 진행됐다. 두 사람은 이메일 서신 교환을 통해 한국관 전시와 철학적 담론을 공유해왔으며, 이를 ‘트랜스매터’라는 주제로 발전시켜 깊이 있고 유쾌한 대담을 나눴다.
질린스키 교수는 에르키 후타모, 볼프강 에른스트와 함께 미디어 고고학 분야를 개척한 인물로, 쾰른미디어예술대학의 창립 총장 및 칼르수에 아트디자인대학 총장을 역임했으며, 예술과 미디어와 고고학 및 변종학에 대한 광범위한 저서를 출간한 바 있다.
8일에는 백남준 탄생 90주년을 맞이하여 백남준 작가가 진행했던 퍼포먼스를 오마주했다. 백남준 작가는 1993년 베니스비엔날레 독일관 작가로 참여하여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것을 계기로, 한국미술의 발전을 위해 ‘한국관’의 필요성을 국내외에 설득하는 등 한국관이 비엔날레의 마지막 국가관으로 건립되는데 크게 기여한 바 있다.
김윤철 작가는 전시 주제인 '나선(Gyre)'에 영감을 받아 작곡한 로스코 회화의 동명 제목인 '바닷가의 작은 소용돌이'의 피아노 연주와 베니스의 바닷물을 활용한 'C-ray' 연주를 선보였다. 또 퍼포머 안위와 함께 은거울 등을 통해 작품과 교감하는 퍼포먼스를 펼쳤고, 200여명의 관객들은 뜨거운 호응을 보냈다고 문예위 측은 설명했다.
한국관 퍼포먼스를 관람한 쉐리 릴리(미국)는 “전자음악, 피아노, 베니스 바닷물 소리와 사방의 빛이 어우러져 작품의 매력이 배가되었다”고 말했다.
모더레이터를 맡은 뉴욕시티대학교 이규은 교수는 “접지(接地)는 다시 땅에 딛는다는 의미로, 초현실적인 공간으로 변모하였던 한국관이 ‘몸’의 등장을 통해 다시 현실 세계, 즉 땅에 딛는 시도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 아트 노드 :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Hyundai Art Node at the Korean Pavilion)'의 영상은 오는 10월 유튜브 현대 아트랩 및 예술위 채널에서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한편,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은 9월 말 현재 누적 관객수 30여만명을 기록하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전 세계 미술계의 주요 관계자는 물론이고, 다양한 분야의 오피니언 리더들이 전시를 관람했다.
한국관 전시는 아트뉴스페이퍼가 ‘꼭 봐야 할 국가관 전시’, 아트넷이 ‘베스트9 파빌리온’, 아트시가 ‘베스트10 국가관’으로 선정하는 등 세계적 권위의 미술매체를 비롯하여, 가디언스, 블룸버그, 프랑스-독일 예술 방송 아르떼TV (ArteTV), 헝가리 유력 신문사인 Népszava , 쿤스트포럼 등 해외 주요 매체에서도 비중 있게 다룬 바 있다.
또한, 한국관의 중심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미디어 아티스트 김윤철의 8m 대형 설치 작품 '크로마 Chroma'는 지난 6월 세계 최대 규모의 미디어아트 축제인 아르스일렉트로니카에서 영예상(Honorary Mention)을 수상했다.
한국관 전시 개막 이후 캐나다 몬트리올, 영국 런던, 이탈리아 나폴리, 스위스 제네바 등 연이은 해외 초청으로 다양한 국가에서 김윤철 작가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2022년 베니스비엔날레 제59회 국제미술전 한국관 전시 '나선(Gyre)'은 오는 11월 27일까지 계속된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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