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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차입금·적자 메우기 부담… 해외 결합심사도 변수 [한화, 대우조선 인수까지 남은 과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9.27 18:07

수정 2022.09.27 18:07

현재 단기차입금만 1조4천억
추가로 투입할 자금 만만치 않아
발주처와 소송 등 추가부실 우려
'고용안정 요구' 노조도 설득해야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 유력 후보자로 결정됐지만 넘어야 할 산은 많다. 대우조선해양 노조가 고용안정 보장 등을 요구하며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데다 해외 경쟁당국의 심사도 통과해야 한다. 아울러 대우조선해양의 추가 부실 우려와 대규모 투자자금 등도 부담이다.

■대규모 투자자금·추가부실 가능성도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다음달 17일까지 입찰 의향서를 접수한 뒤 최대 6주간 실사 작업을 벌이고 경쟁입찰을 통해 최종 투자자를 선정한다.

다른 잠재투자자가 2조원보다 더 높은 가격을 써내더라도 한화는 우선협상대상자로서 투자우선권을 행사할 수 있다.
한화 측이 해당 가격에 인수 의사를 포기한다면 해당 투자자가 그 가격에 대우조선해양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현재 한화그룹 외 다른 대기업 계열에서 투자 의향을 추가로 타진할 가능성은 작아 보이지만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최근 대우조선해양의 실적과 재무 여건이 좋지 않은 것은 한화에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약 1조7000억원 순손실을 기록했고 올해도 적자를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 상반기 기준 대우조선해양이 보유한 단기차입금만 1조4200억원을 넘어 한화가 인수에 성공해도 추가로 투입해야 할 자금이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대우조선해양의 추가 부실이 발생할 수 있다. 발주처와의 소송을 비롯해 러시아에 대한 금융제재로 러시아 수주물량 대금을 받지 못한 채 선박 계약을 해지할 가능성, 드릴십의 악성 재고화 등이 변수가 될 수 있다.

■노조 달래기, 해외당국 심사도 변수

노조 달래기도 한화로선 부담이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지난 2008년 한화, 2019년 현대중공업그룹 등이 인수에 나섰을 때마다 반발하면서 기업 실사를 거부했다.

금속노조는 이날도 기자회견을 열고 "속도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검증이 우선"이라며 이번 매각 추진을 밀실·특혜 매각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정부, 산업은행, 한화를 상대로 대화를 요구하면서 고용안정 보장과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를 상대로 제기된 손해배상·가압류 취하 등을 요구했다.

해외 심사당국의 기업결합 심사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2019년 현대중공업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의 인수를 추진했지만 올해 초 유럽연합(EU)의 기업결합 불허로 합병이 무산된 바 있다. 한화는 조선업 계열사가 없어 기업결합 심사가 다소 수월할 것으로 예상되나 현대중공업그룹 사례에서 보듯이 심사에만 2년 이상이 걸릴 수 있다.


그사이 조선업 경기가 어떻게 변할지도 알 수 없다. 최근 액화천연가스(LNG) 선박 수주 호조로 국내 조선업이 되살아나는 분위기지만 이 같은 흐름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미지수다.
업계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 매각은 번번이 무산됐기 때문에 이번에는 실제 성사될지 지켜봐야 한다"며 "변수가 많은 데다 세부적인 거래조건들이 확정돼야 의미 있는 분석이 가능할 텐데, 성사 시 현재 빅3 체제가 유지되는 것이어서 시장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홍요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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