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을 둘러싼 여야의 대립이 국회 상임위로까지 이어졌다. 진짜 진상을 규명하자는 민주당 공세에, 국민의힘은 '왜곡 보도'가 문제라고 맞서 상임위 곳곳이 파행을 빚었다.
27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는 시작과 함께 파행을 맞았다.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윤 대통령이 민주당을 향해 XX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사과도 없이 우리가 청문회를 하는 게 맞는 지 의문이 든다"며 "국민 앞에 욕설·비속어에 대해 사과와 해명을 하고 지금 복지부 장관으로 지명한 후보자에 대해서도 왜 이 후보자를 냈는지 설명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은 “저는 대한민국 국회의원 이 XX, 김원이 국회의원입니다.”라며 자신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에 국민의힘 복지위 의원들은 "야당 의원들의 지적에 대해 일정부분 공감 한다"면서도 "5개월간 복지부 장관 공석으로 인해 국민들이 고통 받고 있어 하루 빨리 장관 후보자 인사 청문을 통해 복지부 장관을 임명해야한다"고 청문회 진행을 촉구했다.
국정감사 실시계획서 채택을 위한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여야는 날선 공방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잇달아 의사진행발언을 신청, 운영위 긴급 소집을 통해 최근 빚어진 각종 논란에 대해 대통령실 현안 보고를 받아야 한다고 요청했다. 여야 의원들은 고성을 주고받으며 언쟁을 벌이다 회의가 열린지 20여분 만에 정회했다.
민주당 이수진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에서 “윤 대통령은 순방 중에 일어난 욕설 파문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면서 철저한 진상 규명을 요청했다”며 “대통령실이 나서서 가짜뉴스를 언급하고 사과는커녕 언론을 탄압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파렴치한 행태”라고 비판했다.
이에 국민의힘 윤두현 의원은 "(민주당이) 언론의 자유 탄압을 말하는데 언론의 자유는 거짓말하는 게 아니다"라면서 "뉴스에 자막을 달아서 하는 것, 이상하지 않나. 그리고 그게 들어보면 깨끗한 소리인가? 아니지 않나. 본인에게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막에 미국을 왜 넣나. 그게 창작이지 어떻게 사실을 전하는 것인가"라면서 "보도되기 전에 보도된 걸 아는 건 2022년판 한국판 마이너리티 리포트다. 관련된 분이 계셔서 말씀은 안 드리겠지만 황당한 일이 있으면 그것부터 말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여권이 MBC와의 '정언유착' 의혹을 제기한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를 겨냥했다.
같은 당 조은희 의원도 "MBC 보도는 오보이고 언론 윤리에 어긋난 행태"라면서 "조금 전에 윤두현 의원도 말했지만 어떻게 보도가 되기 전에 정치권에서 그 말이 나오나. 음성 분석 전문가도 특정할 수 없는 단어를 특정한 것 아닌가"라며 박 원내대표를 재차 겨냥했다.
여야의 날선 공방은 국회 본회의장에서도 이어졌다.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은 이날 자유발언을 통해 “야당은 특정 언론에 의해 왜곡, 편집된 대통령 발언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호들갑을 떨며 대통령의 외교 성과를 흠집 내는 데만 골몰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입으로는 국익과 국격을 얘기하면서 정확히 검증되지 않은 추측성 보도에 편승해 정략적 공세로 국익을 훼손하고 국격을 실추시키는 것이 과연 책임 있는 정당의 모습인가”라며 “민주당의 행태는 억지이자 무대포 훼방 놓기”라고 지적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은 “국민의힘은 MBC에 대한 부당한 탄압을 당장 멈추고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에게 욕설 외교로 국격을 실추시킨 사과를 해야 한다”며 “윤 대통령의 욕설로 온 국민이 부끄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미국의 워터게이트 사건도 도청보다 거짓말이 문제였다”며 “지금처럼 비겁한 변명으로 일관한다면 국민의 불신은 더욱 커지고 국민은 윤 대통령을 무능한 대통령을 넘어 욕설과 거짓말을 하는 발가벗은 대통령으로 기억할 것”이라 덧붙였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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