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점령지 합병 투표에 관해 이야기하며 “평소에는 자유를 이야기하다가 연습문제를 풀 때는 외면하는 기회주의는 양쪽에서 배척받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일각에서는 이 발언이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대표는 28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동·남부 4개 점령지에서 진행된 러시아 합병 투표가 높은 찬성률로 가결됐다는 내용의 뉴스 화면을 공유했다. 그러면서 그는 “경술국치를 배우는 이유는 그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널리 알려 만약 비슷한 다른 사례가 나타나면 올바른 의견을 내도록 하자는 것에 있다”며 “경술국치를 배운 우리가 전쟁통에 사실상의 공개투표를 통해 영토의 할양을 목적으로 하는 세력에게 왜 아무 말도 하지 않는가”라고 지적했다.그는 “광주민주화운동을 가르치는 나라에서 홍콩민주화운동은 외면하던 그 실수가 답습되지 않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 전 대표는 이어 “우리가 통상국가다?(라고 하는데) 때가 되면 우크라이나에 대해 할 말을 하는 독일은 우리보다 큰 교역국이고 바다로 둘러싸여 여러 교역물로 통상을 해야만 하는 호주도 홍콩 보안법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민주화운동에 대한 지지를 표했다”며 “앞으로 세계는 자유를 창달하는 진영과 자유를 억압하는 진영으로 양분될 것이다”라고 썼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는 “평소에는 자유를 이야기하다가 연습문제를 풀 때는 외면하는 기회주의는 양쪽에서 배척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서방 진영에서 우크라이나 점령 지역에 대한 러시아의 합병 주민 투표가 '가짜 투표'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것과 달리 우리 정부가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는 것을 비판하는 맥락으로 풀이된다. ‘평소에는 자유를 이야기’하는 주체는 유엔 연설에서 '자유'를 여러 차례 강조한 윤 대통령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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