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최고등급에 육박하는 허리케인 '이언'이 미국 남동부 플로리다주에 상륙해 피해가 속출했다.
28일(현지 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오후 3시에 허리케인 '이언'이 플로리다 서부해안 포트 마이어스 인근의 섬 카요 코스타에 상륙했다.
최고 시속이 240km 정도에 달하는 강풍을 동반한 허리케인 이언은 4등급이지만, 허리케인 최고 등급인 5등급(시속 약 253km)에 거의 근접한 것으로 분류됐다. 허리케인의 등급은 위력에 따라 1∼5등급으로 나뉘고, 숫자가 클수록 위력이 커진다.
카리브해에서 쿠바를 거쳐 북상 중인 이언은 당초 3등급으로 분류됐지만, 따뜻한 멕시코만을 지나면서 5등급에 가까워질 정도로 위력이 커졌다.
지난 30년간 미국에 상륙한 허리케인 중 5등급에 해당하는 초대형 허리케인은 단 2개에 불과했다.
플로리다에 2018년 상륙한 5등급 허리케인 '마이클'의 경우 16명의 사망자와 함께 250억 달러(약 36조원)의 재산피해를 냈다.
이날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허리케인 이언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있는 플로리다 남서부 해안지역 일부에선 해수면이 5.5m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연방 정부는 의료팀과 앰불런스 차량 등을 현지에 급파했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플로리다 전역에 대해 주요 재난지역 선포를 요구했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허리케인 이언은 우리가 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허리케인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주지사는 250만명을 대상으로 대피 명령을 내렸지만 "아직 대피하지 않은 사람들은 집 안에 머물러서 나오지 말라"고 말했다. 플로리다 주 일부 카운티에는 오후 6시를 기점으로 통행금지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전력 피해도 속속 보고되고 있다. 허리케인 이언이 플로리다에 상륙하기 전부터 65만명이 정전으로 불편함을 겪었고 이날 오후 6시께 기준 정전을 겪은 사람은 130만명을 넘어섰다. 콜레르 카운티에는 18만명이, 사라소타 카운티에는 30만명이 정전을 겪었다.
폭우를 피하지 못하고 구조된 사례도 나온다. 이날 CNN은 페이스북 동영상을 인용해 플로리다에서 폭우로 물이 허리 높이까지 차올라 구조되는 사람의 모습을 전했다. CNN은 구조대원이 90cm까지 물이 차오른 지역 위주로 사람들을 구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상당수 공항들의 운영이 정지됐고, 플로리다 60여개의 학교는 이미 휴교에 들어간 상태다. 플로리다 디즈니 월드와 시월드 공항 등도 폐쇄 조치에 들어갔고 내셔널풋볼리그(NFL)의 탬파베이 버커니어스 경기도 탬파에서 마이애미 경기장으로 조정됐다. 주지사의 조치에 따라 벌써 수 십 개의 비상 대피소가 피난민을 받기 시작했다.
한편, 플로리다 지역에 상륙한 허리케인 이언은 점차 약해져 이날 밤 3등급으로 약해질 예정이다. 그 뒤 올란도를 거쳐 플로리다 반도 동쪽으로 이동할 전망이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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