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글로벌 시가총액 1위 애플의 주가가 29일(현지시간) 5% 가까이 폭락했다. 전날 신형 아이폰14에 대한 증산 계획이 철회됐다는 보도에 이어 이날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투자 의견 하향 소식에 급락세가 연출됐다. 이날 주가 하락으로 애플 시총은 1200억달러 증발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애플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4.91% 하락한 142.4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6% 이상 하락했다가 낙폭을 다소 줄였다. 올해 1월 4일 기록한 역대 최고치와 비교하면 22% 떨어진 수준이다.
BOA가 애플에 대한 투자의견을 하향조정했다는 소식이 주가에 충격을 줬다.
BOA는 이날 애플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추고 목표가격 역시 종전 185달러에서 160달러로 하향조정했다.
왐시 모한 BOA 글로벌 리서치 분석가는 "월가가 애플의 2023 회계년도 실적 전망을 낮출 가능성이 있다"고 하향 이유를 설명했다.
BOA는 애플의 2023회계년도 매출액을 3970억달러로 전망했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인 4120억달러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2022 회계년도에 대한 시장 컨센서스인 3920억달러보다는 약간 높은 수준이다.
BOA가 전망한 애플의 2023 회계년도 이익은 주당 5.87달러로 시장 컨센서스인 주당 6.46달러를 크게 하회한다. 2022회계연도에 대한 시장 컨센서스인 주당 6.10달러보다도 낮다.
모한 분석가는 전날 신형 아이폰14에 대한 증산 계획이 철회됐다는 소식을 언급하며 "모든 아이폰14 모델 뿐 아니라 인기있는 '프로(pro)' 모델에서도 리드타임(제품을 생산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이 늘어지고 있다"며 "고급 모델에 집중하더라도 전체 판매량 감소를 상쇄하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이패드 수요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복귀하고 맥 수요 역시 조정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날 애플이 부품 협력업체에 올해 하반기 아이폰14 제품군 600만대 추가 생산을 위한 부품 생산 계획을 취소한다고 통보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애플은 올해 생산 목표를 지난해와 같은 9000만대로 유지한다고 밝혔지만 신형 아이폰14 수요가 기대했던 것보다 저조하다는 점에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실망감이 번졌다.
모한 분석가는 파운드, 유로, 위안에 대한 달러 강세가 애플 실적에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했다.
BOA는 2023 회계년도 아이폰 판매량을 2억1900만대로 예상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2억4500만대보다 낮은 수준이다. 아이패드 매출액 역시 시장 예상치인 310억달러보다 90억달러 낮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일부 증권사들은 애플에 대한 투자의견을 상향해 주목됐다.
로젠블랫증권은 이날 애플에 대한 투자 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했다. 목표가격은 160달러에서 189달러로 올렸다.
로젠블랫은 최근 미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아이폰 14 프로맥스, 울트라와치 등을 포함한 애플 상품에 대한 수요가 강하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투자 의견을 상향했다고 설명했다.
로젠블랫의 바턴 크로켓 애널리스트는 "응답자의 29%가 12개월내 아이폰14를 구매했거나 구매할 예정이라고 답변했다"며 "이는 미국 본토 에서 신형 아이폰 구매 의사가 있는 이들이 7500만 명에 달한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해석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40%는 아이폰14 프로맥스를 최선호 제품으로 꼽았고, 다음으로 26%는 아이폰 14 프로를 꼽았다.
크로켓은 아이폰14 증산 계획 철회 소식 역시 소비자들이 더 비싼 제품을 선호하고 있다는 맥락에서 읽어야 한다며 이전에 나온 유사한 보도에서도 오도한 사례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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