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 꺾이면서 매출 휘청
불황 장기화 대비 비상경영 돌입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물가로 소비 심리가 꺾이면서 주방가전 및 용품 업계가 휘청이고 있다. 지난 2020년부터 올 초까지 이어진 팬데믹 상황 속에서 '집밥', '홈쿡' 트렌드로 매출이 크게 상승했던 것과 대비돼 매출 감소의 충격은 더 크다. 경기 불황이 오랜 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관련 업계는 비상 경영에 돌입하는 등 위기 대비에 나섰다.
불황 장기화 대비 비상경영 돌입
2일 업계에 따르면 물가 상승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고환율, 고금리로 경영 리스크는 지속되면서 필수재가 아닌 소비재 시장부터 흔들리고 있다. 주방용 소형가전이나 용품 등은 필수재라기 보단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 품목이라 더욱 빠르게 매출 감소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력 20년이 넘는 주방용품 업체 A사는 최근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매출 대부분이 내수에서 발생하고 판매 채널은 홈쇼핑이 30% 정도를 차지하는 이 회사는 올해 홈쇼핑 채널 판매 부진으로 매출 직격탄을 맞았다. 원자재 가격이 계속해서 오른 것도 경영 악화에 한몫했다. 다음달부턴 무급 휴업을 통해 인건비를 줄일 예정이다. 비용 절감을 위해 영업팀에게도 외근을 자제하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A사 관계자는 "연말까지 비상 경영 체제를 이어갈 것 같다"고 전했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연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며 고공 성장했던 주방가전 업체 B사는 올해 매출 목표 달성을 낙관할 수 없는 처지다. 목표 달성은 커녕 전년 보다 매출이 감소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B사 관계자는 "주방 가전기기의 경우 꼭 필요한 제품은 아니기 때문에 경기가 어려워질 경우 가장 먼저 지갑을 닫는 소비 품목"이라면서 "불황이 장기화될 것을 대비해 대응책을 세우기 분주하다. 전략 담당과 영업팀의 시름이 깊다"고 말했다.
국내보다 해외 수출비중이 조금 더 높은 생활가전 및 용품 업체 C사도 올 상반기 매출이 직전 반기에 비해 감소했다.
C사 관계자는 "해외 매출은 코로나19로 인해 매출 손실을 예상하고 있었으나 국내 매출도 소폭 감소한 것으로 집계되면서 분위기가 좋지 않다"면서 "당분간 경영 환경이 녹록치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했다.
주방가전 업계는 1인 가구 증가와 코로나로 인한 집밥 열풍, 구매력 있는 MZ세대의 호응 등으로 올 초까지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신성장 동력으로 소형가전을 택하며 전문 업체를 인수하거나 신규 브랜드를 론칭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가 급격히 하락하자 매출 감소의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분석된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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