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로 멈췄던 문화예술공연이 재개되자 온라인 암표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4일 더불어민주당 유정주 의원(문화체육관광위원회, 여성가족위원회)이 공개한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온라인 암표 신고 게시판’에 접수된 온라인 암표 신고 건수는 3594건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온라인 암표 신고 게시판 운영을 시작한 첫 해인 2020년 신고 건수 359건 대비 10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온라인 암표 문제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자 2019년 경찰청과 업무협약을 맺고 신고창구 운영 등 ‘온라인 암표 대응 체계’를 구축했다. 이에 문체부는 암표 판매 현장 정보를 파악하고 필요 시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기 위한 목적으로 2020년부터 ‘온라인 암표 신고 게시판’을 운영중이다.
신고 게시판에 접수된 신고게시물 4708건을 분석한 결과, 특정 공연을 확인할 수 있는 신고 게시물은 3568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에서 가장 많은 신고가 접수된 공연은 ‘싸이 흠뻑쇼’ (950건, 26.6%)로 나타났다. 이어 ‘BTS PERMISSION TO DANCE ON STAGE’ 465건 (13%), ‘나훈아 콘서트’ 385건 (10.8%), 임영웅 콘서트 256건 (7.2%) 이 뒤를 이었다.
암표는 중고나라와 당근마켓과 같은 중고 거래 플랫폼을 통해서 주로 거래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거래가 이뤄지는 플랫폼을 포함한 게시물은 총 2628건으로 집계됐며, 이 중 71.5%가 중고 거래 플랫폼에 대한 신고였다.
플랫폼을 확인할 수 있는 신고 중 ‘중고나라’에 대한 신고는 1080건 (41.1%), ‘당근마켓’에 대한 신고는 798건 (30.4%)에 달했다. ‘트위터’에서 이뤄지는 암표 판매는 306건 (11.6%)이 신고되었다. 공연표, 입장권 등을 전문적으로 거래하는 ‘티켓베이’에 대한 신고도 10.7% (280건)를 차지했다.
올해 대규모 공연이 재개되면서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공연표를 사재기한 후 웃돈을 얹어 판매하는 플미(프리미엄) 티켓이 기승을 부리고 있으나, 정작 문체부는 온라인 암표 근절에 미온적이다. 온라인 암표 신고 게시판에 접수된 4708건 중 문체부가 경찰에 수사 의뢰를 한 사례는 전무했다.
유 의원은 “온라인 암표 판매에 대한 단속과 처벌에 대한 법적 근거가 부재한 탓”이라고 지적하며 “공연법 등 관련 법 개정을 통해 공연 예매 시 소프트웨어 사용과 웃돈을 얹어 티켓을 재판매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등의 제도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플미티켓’을 사는 사람이 없다면 파는 사람도 없어질 것이다. 불법 영화 다운로드 관행을 바꾸는데 성공적인 역할을 한 ‘굿 다운로더’ 캠페인처럼 정부, 업계, 팬덤, 시민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캠페인을 통해 합법적인 방법으로 티켓을 매매하는 행위를 유도해 시민들의 정당한 문화향유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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