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주식 손댄 대학법인 60%가 원금 까먹었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0.04 18:18

수정 2022.10.04 18:46

재정난 속에서도 금융상품 투자
작년 293곳 평가액만 2조619억
적립금 굴린 42곳중 11곳만 수익
영남대는 -96.5% 전액 날린셈
주식 손댄 대학법인 60%가 원금 까먹었다
대학들이 재정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금융상품 투자 규모는 날로 늘어가고 있다. 최근 5년간 꾸준히 300곳 가까운 대학이 수조원가량을 손에 쥐고 있었으나 투자수익률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 등록금이 동결돼 있는 데다 운영수지도 악화되는 상황에서 이는 재정건전성에 큰 타격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운용을 결정하는 학내 기구 전문성도 미흡한 것으로 파악됐다.

4일 파이낸셜뉴스가 한국사학진흥재단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월 1일 기준 총 293개 대학법인이 보유한 수익용 유가증권(주식·채권) 평가액은 2조61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수치는 4월 1일 기준 2017년(296곳·1조3693억원), 2018년(294곳·1조5435억원), 2019년(295곳·1조5595억원), 2020년(295곳·1조6262억원) 등 해마다 늘어왔다. 4695억원어치 주식을 보유해 선두를 차지한 연암대는 LS·GS·LG 등 대형주를, 유한대는 99%(3436억원)를 유한양행 주식으로 채우고 있었다.

하지만 수익률은 부진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앞서 교비회계 적립금을 활용해 금융상품에 투자한 국내 42개 대학 중 2021회계연도 기준 수익률이 0%이거나 마이너스인 곳은 31곳(73.8%)으로 파악됐다. 구체적으로 손실을 낸 곳만 25개(59.5%) 대학이었고, 6개 대학은 겨우 원금을 유지했다. 11곳(26.2%)만 수익을 냈다. 전체 수익률은 -1.3%에 그쳤다. 지난 2020회계연도 기준 40개 대학 중 22개(66.0%)가 수익을 냈고 전체 수익률이 2.5%인 점을 고려하면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셈이다.

대학별로는 영남대학교가 96.5% 손실률을 가리키며 투자금 대부분을 잃었다. 다만 영남대 관계자는 "이는 2007년 8월에 투자한 채권형 펀드의 2021년 기준 평가액으로, 투자기업이 법정관리에 들어감에 따라 손실이 발생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고려대(-67.1%), 경남대(-64.5%), 경동대(-53.0%), 우송대(-14.6%), 대구가톨릭대(-11.7%) 등이 뒤를 이었다.


대학이 투자하는 규모는 매년 증가 추세다. 교비회계 적립금 기준 지난 2019년 1조3495억원이었던 전체 투자규모는 2020년 1조4301억원으로 증가했고, 2021년에는 1조4642억원으로 늘었다.


대학별로 보면 이화여대가 3002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홍익대(2902억원), 연세대(1773억원), 동덕여대(1045억원) 순이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김나경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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