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인니 정부는 내년에 3300만 달러(약 460억원)를 납부키로 한 가운데 내년까지 납부할 금액이 누적된 연체액 8000억여원의 10%에도 못미친다는 점에서 인니 정부의 KF-21 공동 개발 참여 의지에 의구심만 커지고 있다.
이 마저도 '원화'로 지급할 예정이어서 최근 고환율로 인해 한국 정부가 받게될 분담금 규모가 다소 줄어들 소지가 있다.
내년엔 460억…연체액 10%도 안돼
5일 복수의 정부 당국자들에 따르면, 무함마드 헤린드라 인니 국방부 차관은 지난 9월28일 경남 사천에서 열린 KF-21 최초비행 성공기념 행사에 참석한 자리에서 이같은 미납금 납부 계획을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인니 정부에서 올해와 내년에 KF-21 공동개발과 관련해 분담금을 내기로 하고 예산 편성에 나섰다"며 "인니 측이 여전히 KF-21 공동개발에 대한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방산업계 관계자도 "정확한 액수는 모르겠지만 미납금 일부를 내겠다는 의향은 접수된 게 있다"며 "돈을 일부라도 낸다는 것은 앞으로 돈을 일정 부분 내면서 사업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한다"고 밝혔다.
올해 지급될 미납금 600만 달러는 인니 정부가 일부 예산 전용을 통해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납부 이후 내년에 인니 측이 내기로 한 분담금 예산은 3300만 달러로, 인니 측은 해당 예산을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한 상태다. 하지만 이마저도 인니 재정당국이 당초 계획보다 상당부분 줄여 반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분담금 5100억 현물 납부 논란
인니 정부는 전체 사업비 8조8000억원대의 20%인 약 1조7000억원 정도를 지난 2016년부터 오는 2026년까지 나눠 낼 예정이다. 하지만 인니 측은 경제난을 이유로 2017년부터 분담금 납부를 미뤘고 현재까지 지급한 금액은 2272억원에 불과하다. 당연히 내야할 분담금을 제 때 납부하지 않아 연체된 규모만 8000억원 이상이다.
이처럼 막대한 분남금을 내지 않은 상태에서 현재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경남 사천 본사에 인니 기술진과 조종사 30여명이 파견돼 있다.
인니 측이 소액이나마 분담금 미납액을 납부하면서 공동개발 여지를 남기고 있으나, 인니 측 분담금 1조7000억원의 30% 수준인 5100억원 정도를 팜유 등 현물로 납부하는 문제가 난항을 겪으면서 분담금 이슈는 양국간 부담이 될 전망이다.
현물을 받을 경우 해당 현물을 현금화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 경우 수수료 지출이 발생하면서 우리 측이 받아야할 분담금 규모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팜유를 비롯한 일부 현물 가격 변동성이 크다는 점에서 자칫 우리 측의 개발비 부담만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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