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뉴스1) 백창훈 기자 = 지역사회의 반대에 보류됐던 부산 영도구 부산남고 이전사업을 부산시교육청이 2년 만에 재추진하면서 주민 반발이 거세다.
영도 주민 20여명으로 구성된 '부산남고폐교반대 영도주민행동'은 6일 부산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남고 이전은 폐교와 같다"며 "인구소멸을 조장하는 졸속 이전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1955년 영도구 동삼동에 개교한 부산남고는 영도에서 가장 오래된 고등학교지만 학령 인구 감소로 2019년에는 입학생이 100여명에 불과했다.
2022년 현재 재학생은 269명에 학급평균 학생수는 14.9명으로, 부산지역 전체 학급평균 학생 수 20.5명에도 못 미치고 있다.
이에 시교육〉청은 2019년 11월 부산남고총동창회가 실시한 자체 용역에서 이전이 타당하다는 결론을 반영하고, 동창회 임원회와 학교 이전 임시총회에서 90% 이상이 이전을 찬성하면서 본격 추진에 들어갔다.
당시 이전 장소는 2024년까지 강서구 명지국제신도시로 계획했지만. 인근 주민을 중심으로 이전 반대가 거세지면서 시교육청이 관련 사업을 보류했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부터 시교육청이 부산남고 이전을 재추진하면서 영도 일부 주민들이 또 다시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시교육청은 지난 8월 자체 논의를 거쳐 10월 교육부 중앙투자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중앙투자심사는 학교 이전 등 대규모 사업에 투입될 예산의 타당성 등을 심의하는 과정이다.
영도주민행동은 "부산남고의 폐교는 영도에서 학교 한 곳이 없어지는 문제를 넘어 영도 교육생태계를 파괴하고 지역 소멸을 가속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이전 추진을 즉각 철회하고 부산남고를 살려내는 방안와 영도교육환경 개선에 대한 대책 수립을 요구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2년 전 국정감사에서 지역 주민 의견을 좀 더 들어보라는 지적이 있어 한동안 이전 문제가 보류됐으나, 최근 지역 국회의원과 재학생 학부모 등 여러 관계자와 만나 의견 수렴을 끝냈다고 보고 재추진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부산남고가 이전하면 인근 학교의 학급이 늘어 오히려 영도의 교육과정 정상화에 힘을 보탤 수가 있다"며 "내년까지 신입생을 받고 2026년 3월에 가칭 명지1고교 부지에 학교를 이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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