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자산가 99명 세무조사
직원 차명계좌로 회사자금 유출
분산관리후 자녀에 우회 증여도
"교묘한 불공정 탈세 엄중 대응"
직원 차명계좌로 회사자금 유출
분산관리후 자녀에 우회 증여도
"교묘한 불공정 탈세 엄중 대응"
#. 해외이주자 A씨는 수년 전 사망했지만 국내 부동산에 대한 상속등기가 없었다. 자녀 B씨는 임대소득 관련 부가세·소득세 등을 사망자 명의로 신고하는 등 사망 사실을 은폐하고 상속세를 탈루하고 편법 수증했다.
#. 부동산임대업자인 C씨는 해외이주 후 10년 이상 국내에 거주하지 않았는데, 임대소득 해외송금 등 국내재산 반출 내역이 없었다. 국세청이 조사해 보니 국내거주 자녀가 C씨의 국내 재산을 관리하면서 부동산 임대소득을 변칙 수증해 왔다.
국세청이 해외이주자의 국내 자녀 편법 증여, 직원명의 차명계좌로 자녀에게 편법 증여, 허위·통정 거래를 통해 자녀에게 편법 증여한 99명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지능적·변칙적 방법으로 부(富)를 대물림하고 기업 운영 과정에서 사익을 편취하고 탈세하는 편법행위에 엄정 대응을 예고했다.
■지능적·변칙적 부의 대물림
국세청은 지능적·변칙적 방법으로 부를 이전하는 자산가 99명의 불공정 탈세, 변칙 상속·증여 혐의가 포착돼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6일 밝혔다.
자산가들의 탈세 혐의는 △해외이주자의 국내 자녀 편법 증여 21명 △직원명의 차명계좌로 자녀에게 편법 증여 21명 △허위·통정 거래를 통해 자녀에게 편법 증여 57명으로 나타났다.
해외이주자 21명의 탈세는 △해외이주 부모의 사망 사실 은폐를 통한 상속세 탈루 △해외이주비 명목으로 재산 반출 후 자녀에게 증여 △해외 외환송금을 통한 편법 증여 등 수법이 사용됐다. 해외이주자가 사망했지만 국내 부동산에 대한 상속등기 없이 임대소득 등을 피상속인 명의로 신고하는 등 사망 사실을 은폐하고 상속세 신고를 누락한 사례가 적발됐다.
또 해외이주 신고 후 해외이주비 명목으로 국내 재산을 반출했지만 실제로는 국내에 거주하면서 해외 자녀에게 증여하는 경우도 있었다. 해외에서 국외사업장을 운영하는 부친이 자녀명의 해외계좌로 자금을 이체한 후 국내의 자녀명의 계좌로 재이체하는 수법으로 편법 증여한 혐의도 포착됐다.
■기업 자금 우회증여 포착
기업 자금을 불법유출해 직원 등의 명의로 분산관리하다가 해당 자금을 자녀에게 우회증여한 혐의자 21명도 적발됐다.
제조사 B법인 사주는 가공세금계산서 수취, 가공인건비 계상 등으로 법인 소득을 누락한 후 자금을 유출해 직원·친인척 명의 차명계좌로 분산 관리했다. 차명계좌로 고액 금융상품에 투자해 이자·배당 등 투자수익이 발생했지만 금융소득 합산과세를 회피하고 차명예금 일부를 자녀 부동산 취득자금에 사용하는 등 편법 증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주가 자녀명의로 법인에 자금을 대여하고 자녀가 법인에서 원금·이자를 반환받는 편법 증여도 57명이 적발됐다.
개인이 부동산을 양도하면서 거래 중간에 소득이 없는 부실법인을 넣어 저가양도한 후 단기간에 실제 매수자에 고가(실제 양도금액)에 재양도해 양도소득세를 회피한 혐의자도 조사 대상이다.
국세청은 "성실 납세하는 대다수 국민들에 박탈감을 주는 고액자산가의 지능적·불공정 탈세는 더욱 엄정하게 대응할 계획"이라며 "특히 해외를 드나들며 교묘하게 부를 대물림하거나 기업 운영 과정에서 사익편취·지능적 탈세에 대해 지속 검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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