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애플과 현대카드가 국내 '애플페이' 도입설에 대해 함구하고 있는 가운데, 애플페이가 다음 달 30일 출시된다는 내용의 현대카드 약관까지 유출됐다. 애플페이의 한국 출시가 확실시 되는 모습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지갑'(월렛) 애플리케이션(앱)에 현대카드가 발급한 아멕스 카드가 일시적으로 등록되면서, 애플페이 관련 이용약관이 유출됐다. 아직 현대카드 홈페이지에는 공식적으로 이번 약관이 담기진 않았다.
'아이폰 지갑 앱'은 애플페이 이용에 필요한 것으로, △모바일 신분증 △입장권 △탑승권 △증명서를 한 곳에 모아뒀다.
여기서 유출된 약관에는 애플페이 서비스와 관련된 내용이 자세히 담겼다. 먼저 '현대카드 주식회사가 가입고객에게 제공하는 애플페이 결제서비스'라는 문구가 들어갔다.
'애플페이 결제 서비스'의 정의도 자세히 설명됐다. 본문에는 '본인의 모바일 기기에 설치된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오프라인 및 온라인 가맹점에서 결제승인 절차를 수행하는 서비스'로 표기됐다.
약관의 구체적인 시행시기까지 나왔다. 유출된 내용에는 "본 약관은 2022년 11월 30일부터 시행합니다"라는 문구가 담겼다. 해당 날짜부터 애플페이가 국내 시장에 도입된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해 현대카드 관계자는 "애플페이 서비스와 관련해 확인해 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애플 역시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그럼에도 정보기술(IT) 업계는 애플페이의 국내 론칭이 임박했다고 본다. 올해부터 애플페이의 국내 도입설이 구체화되면서다.
애플은 지난 4월말 공식 홈페이지에서 한국과 일본의 애플페이 서비스를 맡을 간부급 인력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냈다. 9월에는 애플이 현대카드와 계약 마무리 단계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애플페이가 한국 시장에 상륙한다면, 현대카드와 제휴를 맺고 '별도 근거리 무선통신'(NFC) 단말기가 일부 설치된 △코스트코 △편의점 △대형마트 △커피 프랜차이즈(가맹점) 등 대형 카드 가맹점부터 결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아가 현대카드는 추가 NFC 단말기 보급 확대에 통큰 투자를 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카드가 애플페이를 통해 1년 내 수익을 낼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앞서 애플은 2015년부터 한국 시장에 애플페이를 내놓고자 카드사와 협상을 벌였지만, 'NFC 단말기' 문제로 불발됐다. 애플페이는 NFC 전용 단말기가 필요하지만, NFC 기능이 지원되는 기기는 5%대 미만이다.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는 "NFC 단말기 1대 당 비용이 15만~20만원대 수준이고, 국내 신용카드 가맹점 (약 300만개) 중 NFC 단말기를 가진 곳이 10만곳도 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현대카드는 최대 4500억~6000억원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카드 결제 수수료 문제도 현대카드의 숙제다. 삼성전자는 카드사에 별도 결제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고 있지만 애플페이는 최대 0.15% 수준의 수수료를 카드사에 부과해 카드사로서 어느 정도 부담이 될 전망이다.
이번 애플페이 론칭으로 삼성페이는 물론, 삼성페이가 탑재된 국내 1위 휴대전화 '갤럭시 스마트폰'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페이'는 갤럭시 스마트폰이 국내 소비자층을 꼭 붙들어둘 수 있는 핵심 록인(Lock-in) 전략이자 무기였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19~2021년 애플의 한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도 16.6%→17.9%→24.4%로 치솟고 있는 상황이라 '애플페이'는 아이폰의 국내 위상을 높여줄 핵심 무기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삼성페이는 결제 위주로 서비스가 치우져 있다면, 애플페이는 전체적인 결제뿐만 아니라 지출·소비·수입 간 균형을 잡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강하다"며 "애플 생태계를 계속 구축하게 하는 '키'(key)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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