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장관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이 대표 사건을 두고 "지난 정부 때처럼 청와대 캐비닛을 뒤져서 (비서)실장이 발표하거나 '적폐청산TF'를 꾸려서 없는 걸 후벼 파서 만들어낸 게 아니다"라고 했다. 또 문재인 정부 시절 서울중앙지검 3차장으로 일하며 박근혜 정부를 겨냥한 적폐청산 사건을 지휘했던 경험을 언급하며 "그때와 비교해 보면 지금의 경우에 (수사) 인력이 턱없이 적다"고도 했다.
이날 국감 기관증인으로 출석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민주당 의원들과 이른바 검수완박법(검찰수사권 완전 박탈)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앞서 민주당은 한 장관이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검수완박법 권한쟁의심판 등에서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한 장관을 경찰에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민주당 김승원 의원이 "민생사건을 처리해야 할 검사와 수사관이 정치 관련 탄압 수사에 동원되고 있다는 제보가 있다"고 하자 한 장관은 "검찰수사가 야권에 집중됐다"며 '정치탄압' 프레임을 내세운 민주당 김승원 의원의 질의에 "(정치탄압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일단 (민주당 주도로) 검수완박을 해놓으셨기 때문에 민생 (사건을) 직접 수사하기 참 어렵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중복 수사와 감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김 의원의 이어진 질의엔 "지난 5년간 민주당 정권이었는데 지금 감사를 하면 당연히 민주당 관련 부분이 많지 않겠나. 저희 정부는 출범한 지 100일이 넘었는데 (수사가) 되겠나"라고 답했다.
한 장관은 '검사들이 정치수사에 동원되면서 고소고발 사건 등이 처리가 안 된다'는 지적엔 "검수완박 때문 아닌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은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취임사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를 반드시 지키겠다'고 말한 영상을 보여주면서 "문 전 대통령 퇴임 직전 밀어붙이겠다며 검수완박법이 급물살을 탄 이유가 추론 가능하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민주당이 한 장관을 고소한 것과 관련해선 "도둑이 제 발 저린 것 아니겠나"라고도 말했다.
문재인 정부 마지막 법무부 장관이었던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한 장관의 답변 자세를 지적했다. 박 의원이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 인원 증원 필요성을 거론하며 "행정안전부 설득에 나설 용의가 있느냐"고 묻자 한 장관은 "지금 그러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박 의원이 "의원이 물어보면 '예, 의원님. 그렇게 좀 해주십시오'라고 하는 게 예의"라고 했고 한 장관은 곧바로 "예, 의원님"이라고 했다. 또 한 장관은 2024년 총선 출마 가능성을 묻는 민주당 권칠승 의원 질의에 "지금 현재 그런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민주당은 이 대표와 관련된 검찰 수사를 두고 '먼지털이식 정치탄압 수사'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김승원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을 풍자한 '윤석열차' 만화를 거론하며 "정부가 검찰을 앞세워 김건희 여사나 검사의 비위 사실은 감싸는 반면, 야당을 향해서는 가차 없이 사정의 칼날을 휘두르면서 열차처럼 폭주하고 있는 게 아닌가"라고 포문을 연 뒤 "지금 검사를 엄청나게 동원해서 (야당에) 먼지털이식 수사, 짜맞추기, 강압수사 등 전방위적인 정치탄압 수사를 하고 있다"며 이재명 대표 등에 관한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서울동부지검, 수원지검 성남지청 등을 언급했다.
이어 "감사원이 실시한 특정감사 6건 중 4건이 문재인 정부와 야당을 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은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적용된 '제3자 뇌물교부죄'의 법리와 굉장히 잘 들어맞는다"며 "결국 두산건설에 50억원이 교부돼 그동안 판례를 보면 제3자 뇌물교부죄, 수수죄가 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전 의원은 "야당 측에서는 이 수사를 가지고 '정치탄압'이라고 얘기한다"며 "하지만 작년에 이미 제대로 수사가 됐으면 관련자들이 다 기소될 수 있었는데 김오수 전 총장이 FIU 금융자료 요청을 반려했고 박은정 전 성남지청장은 몸을 던져 수사를 무마하는 등 굉장히 늦어진 수사라고 생각한다"고 쏘아붙였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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