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인 2명이 자국의 군 동원령 발령에 따른 징집을 피해 미 알래스카주로 도피한 뒤 망명을 신청했다고 AP 통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리사 머카우스키 공화당 알래스카주 상원의원실은 이날 러시아인 2명이 알래스카주 베링해의 외딴 섬에 들어와 망명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마카우스키 의원실은 미 해안경비대와 연락을 취하고 있다면서 “이들이 강제 복무를 피하려고 러시아 동부 해안지역에서 도망쳤다고 보고됐다”고 설명했다.
의원실은 이들이 배를 타고 세인트로렌스섬으로 건너와 약 600명이 사는 외딴 지역인 갬벨 인근 해변에 도착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갬벨은 러시아 동쪽 끝인 추코트카에서 불과 58km 떨어진 지역으로 알래스카 본토보다도 러시아와 가까운 지역이다.
미 당국은 향후 러시아 동부 해안에서 알래스카로 도주하는 러시아인들의 망명 신청이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해안경비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마이크 던리비 알래스카 주지사는 "강한 바람을 동반하는 가을 폭풍이 예상되는 상황이라 이 같은 탈출 방법은 앞으로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AP통신은 이 같은 경로를 통한 러시아인들의 미국 망명은 흔하지 않은 경우라고 전했다. 통상적으로 러시아인들의 미국 망명은 관광객으로 멕시코 지역에 먼저 입국한 뒤, 육로로 미국 국경을 넘는 경로 알려져 있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예비군 동원령을 선포한 이후, 러시아 내에서는 국외 탈출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푸틴은 당초 30만 명의 예비군을 동원할 것이라고 발표했으나, 많은 러시아인들은 이보다 더 큰 규모의 인원이 동원 될 것이라고 두려워한다고 AP 통신은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발트3국(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은 징집을 기피해 러시아를 탈출하는 이들의 망명을 허용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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