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대출을 통해 집을 장만한 '영끌족'들이 '멘붕'에 빠지고 있다. 오를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집 값이 끝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특히 10월 첫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은 전주 대비 0.20%나 떨어졌다. 문제는 금리인상 기조로 가격 상승 시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매매·전세 동반 하락세 지속
8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0.06% 하락하며 전주 대비 낙폭이 더 커졌다. 재건축이 0.04% 떨어졌고, 일반 아파트는 0.06% 내렸다.
서울은 시세보다 저렴한 급매물 위주로 거래되면서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강서(-0.20%), 관악(-0.18%), 서대문(-0.18%), 강동(-0.17%), 강남(-0.09%), 노원(-0.09%), 성북(-0.09%), 도봉(-0.07%) 순으로 떨어졌다.
강서는 등촌동 등촌동아이파크, 주공5단지, 가양동 가양6·9단지, 강변 등이 500만원~3500만원 하락했다. 관악은 봉천동 두산과 신림동 삼성산주공3단지 등이 500만원~2000만원 빠졌다.
신도시와 경기·인천도 각각 0.04%, 0.07% 하락해 지난 주 대비 하락세가 더 강해진 분위기다.
경기·인천은 화성(-0.20%), 용인(-0.17%), 수원(-0.15%), 김포(-0.13%), 시흥(-0.10%), 인천(-0.07%), 남양주(-0.05%) 등이 떨어졌고 상승 지역은 없었다.
신도시는 동탄(-0.21%), 평촌(-0.07%), 산본(-0.05%), 분당(-0.01%) 등이 약세를 주도했다. 신도시 중에서 하락폭이 가장 큰 동탄은 청계동 동탄롯데캐슬알바트로스, 목동 e편한세상동탄, 반송동 시범한빛한화꿈에그린 등이 500만원~2000만원 떨어졌다.
전세가격은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더 크게 나타났다. 임차인들이 전세 보증금에 대한 대출 이자 부담이 늘어나면서 월세로 수요층이 이동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서울이 0.08%, 신도시가 0.06%, 경기·인천이 0.08% 떨어졌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오는 12일 한국은행이 빅스텝을 단행할 경우 시중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6~7% 수준까지 높아질 전망"이라며 "현재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제도가 시행 중이어서 대출 이자 부담이 늘어날 경우 차주의 대출 한도는 더 축소되면서 위축된 내 집 마련 수요가 쉽게 살아나지 못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연내 대출 금리 8%대 근접
미국발 금리인상 여파로 국내 기준금리도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영끌족들의 부담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올 들어 3회 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을 단행하면서 한국은행이 이번달 '빅스텝(기준금리 0.5%p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오는 12일 미국의 자이언트 스텝에 대응해 빅 스텝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은이 이번달 빅스텝을 밟고, 오는 11월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p 인상)'으로 돌아서더라도 연말 기준금리는 0.75%포인트 오른다. 10월과 11월 연속으로 빅스텝을 단행하면 1.00%포인트 인상된다.
이에 따라 대출 금리가 기준금리 상승 폭(0.75~1.00%p)만큼 만 높아져도 연말에 대출금리는 8%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최고 금리가 8%대에 이르면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이후 14년 만에 최대로 상승하는 것이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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