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사전정보 소통..별도 예외허가 절차 도입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은 개별심사 거쳐 판단
[파이낸셜뉴스] 산업통상자원부(산자부)는 미국 정부가 중국 반도체 생산기업에 대한 고강도 수출통제 조치를 발표한 것과 관련, 국내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중국의 슈퍼컴퓨터에 사용되는 특정반도체 칩을 중국에 수출할 경우 허가 절차를 받도록 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처럼 중국 내 반도체 생산시설을 소유한 다국적 기업의 경우 개별 심사를 거쳐 판단하기로 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은 개별심사 거쳐 판단
8일 당국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산자부는 참고자료를 통해 “한미 양국은 그동안 수출통제 당국, 외교채널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긴밀한 협의를 진행했다”며 “이번 수출통제도 미국 측으로부터 사전 정보 공유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양국 정부 간 협의를 통해 우리 입장을 충분히 전달하고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이 과정에서 우리 업계와도 긴밀히 소통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7일(현지시간) 반도체와 반도체 생산 장비 관련, 대(對)중국 수출 통제 강화 조치를 관보에 게재했다. 반도체의 경우 △연산 능력 300TFlops(테라플롭스, 1초당 1조번 연산 처리가 가능한 컴퓨터 성능 단위), 데이터 입출력 속도 600기가비트(Gb/s) 이상 첨단 컴퓨팅칩 △연산능력 100PFLOPS(페타플롭스, 1초당 1000조번 연산처리가 가능한 컴퓨터 성능 단위) 이상 슈퍼컴퓨터에 최종 사용되는 모든 제품 △미국 우려 거래자(Entity List)에 등재된 중국의 28개 반도체 및 슈퍼컴퓨터 관련 기업에 수출되는 모든 제품은 ‘거부 추정 원칙’이 적용돼 미국 당국허가 가능성이 낮아진다.
산자부는 “수출 규제 대상인 첨단 컴퓨팅칩은 국내 생산이 없어 단기적인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슈퍼컴퓨터에 사용되는 제품도 규제 대상이 되는 슈퍼컴퓨터가 극소수에 불과해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중국 기업에는 원칙적으로 수출 허가가 거부되지만, 한국 기업처럼 중국 내 다국적 기업에는 사안별 심사를 통해 수출 허가 발급을 받을 수 있다. 산자부는 “중국에서 가동 중인 SK 우시 공장, 삼성 시안공장 등은 중국기업과 달리 사안별 검토 대상으로 분류돼 장비공급에 지장은 없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 SK하이닉스는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미국으로부터 개별허가(라이선스)를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절차와 서류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정부와 보조를 맞춰 국제 질서를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 중국 공장을 문제없이 운영할 수 있도록 노력해 국내 반도체 산업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힘쓰겠다”고 전했다.
앞서 삼성전자 DS부문장인 경계현 대표이사 사장도 지난 9월 미국이 주도하는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 ‘칩4’에 대해 “정부가 할 일과 기업이 할 일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며 “미중 갈등 속에서도 서로 윈윈하는 솔루션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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