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이 부코핀은행 건전성 등급 상향
8천~9천억원 규모 유상증자 추진, 부실채권 정리에 투입
8천~9천억원 규모 유상증자 추진, 부실채권 정리에 투입
2018년 인수 이후 네 번째 유상증자다. 최근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이 이 은행에 대한 건전성 등급을 상향하면서 중장기적으로 건전성을 회복할지 관심이 쏠린다. 하지만 해당 은행의 부실채권 규모가 여전히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11일 이사회에서 인도네시아 자회사 KB부코핀은행에 대해 약 8000억~9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할 예정이다.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은 KB부코핀은행 부실채권을 정리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애초 유상증자 규모가 1조원에 달할 것이란 예상도 있었으나 최종 규모는 이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KB부코핀은행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KB국민은행이 4번째 유상증자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사회에서 안건이 의결되면 지난해 12월 56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나선 지 10개월 만에 또다시 자금이 수혈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KB 내부적으로는 중기 계획은 2025년, 장기 계획은 2027년까지 자금을 투입해 정상화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에 따른 일정을 이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KB국민은행은 2018년 KB부코핀은행 지분 22%를 1164억원에 인수한 뒤 2020년에만 두 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율을 67%까지 사들이며 최대 주주가 됐다. KB국민은행이 지금까지 KB부코핀은행에 투자한 금액은 8100억원 수준이다.
문제는 KB부코핀은행의 부실채권 수준이 대규모 유상증자에도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권 등에 따르면 KB부코핀은행의 부실채권 규모는 인수 당시에도 50%였는데 대규모 유상증자 후에도 이 비율이 낮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특히 가장 악성 부실채권인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10%를 웃돈다. NPL은 회수가 거의 불가능한 부실채권을 뜻한다. KB국민은행은 유상증자를 통해 NPL 비율을 3%대까지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유상증자가 인도네시아 금융당국이 KB부코핀은행에 대한 부실을 한 번에 정리해달라고 요청해 이뤄지는 만큼 우리 금융당국은 해당 조치가 우리 금융권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 초 국민은행이 감독 당국에 부코핀은행의 경영정상화 방안을 제출했다"면서 "하지만 당국은 이 방안을 전부 신뢰하기 어렵다는 판단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