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2022 서울 세계 불꽃축제' 열려
100만 시민 운집
'불꽃 명당' 잡기 위한 경쟁 치열
불법주차 쓰레기 문제 등 낮은 시민의식 지적
[파이낸셜뉴스] 3년 만에 돌아온 불꽃축제에 시민들이 열광했다. 코로나19 유행으로 중단됐던 '2022 서울 세계 불꽃축제'가 '다시 희망을 건다(We hope again)'라는 주제로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열렸다. 이번에도 주최 측 한화 추산 100만명 이상의 인파가 몰렸다.
100만 시민 운집
'불꽃 명당' 잡기 위한 경쟁 치열
불법주차 쓰레기 문제 등 낮은 시민의식 지적
오랜만에 야외에서 열린 화려한 축제의 뒤끝은 씁쓸했다. 여전히 축제 현장 주변에는 쓰레기들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많은 인파가 있던 노점상 거리 주변 300m에는 이런 쓰레기 더미가 5개나 형성되기도 했다. 잔디밭에는 돗자리와 담배꽁초, 먹다 남은 음식물 쓰레기들로 아수라장이 펼쳐졌다. 축제만 즐기고 뒷처리는 나몰라라 하는 '낮은 시민의식'은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불꽃축제가 열린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한강공원은 오전 이른 시간부터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른바 '명당(불꽃이 잘 보이는 자리)'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특히 치열했다.
서울 강서구에서 온 직장인 추모씨(29)는 오후 1시부터 잔디밭에 돗자리를 깔고 6시간 이상 대기했다. 추씨는 "오랜만에 오는 축제에 너무 설레고 좋은 자리를 잡아 만족스럽다"고 이야기했다.
덕분에 인근 자영업자들의 장사는 호황이었다.
오후 6시께 여의도역 5번 출구부터 여의나루역을 지나 공원 안쪽까지 들어선 푸드트럭과 노점상에는 음식을 구입하기 위한 줄이 길게 늘어섰다. 또 서울 영등포구 63빌딩 맞은편 상가 백반집은 끼니를 해결하려는 손님들이 몰려들어 북통을 이뤘다.
해당 식당에서 서빙을 돕던 20대 유모씨는 "평소 5배 이상 손님이 찾아서 눈뜰 새 없이 바쁘다"며 "부모님 가게인데 일손이 부족해 힘을 보태고 있다"고 전했다.
본격적인 불꽃축제는 카운트다운과 함께 오후 7시 20분 시작됐다. 한국, 일본, 이탈리아 3개국이 준비한 불꽃 퍼포먼스는 준비한 음악에 맞춰 1시간 30분 동안 형형색색 밤하늘을 수놓았다. 시민들은 불꽃이 터질 때마다 박수갈채와 환호를 보냈다.
그렇게 아름다운 축제는 마무리됐지만 축제의 주변까지 아름답지는 않았다. 많은 인파가 몰리며 불법주차 및 남겨진 쓰레기 문제 등은 보는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축제 때마다 반복되는 문제에 시민의식 각성이 필요하다는 지적까지 다시 등장했다.
실제 이날 오전부터 여의도 소재 아파트 및 상가 경비원들은 불법주차 단속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아파트 경비원 이모씨는 "불꽃축제 소식에 경비원들이 더 나와 주정차 단속을 하고 있다"며 "이렇게 해도 꼭 누군가는 몰래 근처에 차를 대고 도망간다"고 했다. 또 여의도 더현대 백화점 맞은편 건설현장에는 주차 금지구역은 물론 인도까지 불법주차된 차들이 길게 늘어섰다.
여기에 더해 시민들이 빠져나간 오후 9시께부터 공원은 쓰레기로 몸살을 앓았다. 쓰레기를 버리기 위한 공간이 마련돼 있었지만 많은 양의 쓰레기를 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누군가 간이화장실 옆이나 길모퉁이 등 아무데나 쓰레기를 버리기 시작하면 그 자리에 허리 높이의 쓰레기 더미가 쌓이는데 채 10분이 걸리지 않았다.
주최 측은 스태프와 자원봉사자를 동원해 오후 11시까지 쓰레기를 주웠지만 역부족이었다.
공원을 빠져나가던 대학생 주모씨(24)는 "왜 이렇게 쓰레기를 막 버리는지 모르겠다"며 "불꽃은 즐거웠으나 사람들이 새치기를 하고 미는 등 낮은 시민의식에 짜증이 나는 일도 많았다"고 전했다.
오후 11시께 쓰레기 수거작업을 위해 나온 업체 관계자는 "전 직원과 아르바이트생까지 약 100명이 나왔다"며 "쓰레기를 아무 데나 버리고 분리수거를 안해서 최소 새벽 4시까지는 일해야 할 것 같다"고 낮은 시민의식에 혀를 내둘렀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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