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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잿빛 전망… '4만전자' 추락 위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0.09 18:04

수정 2022.10.09 18:04

美 반도체 굴기·대중국 제재 겹쳐
주가 4만6300원까지 하락 가능성
삼성전자가 어닝쇼크와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급락으로 '4만전자'에 놓일 위기에 처했다. 전문가들은 주가가 저평가 됐다며 내년 하반기부터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D램 혹한기, 미국 행정부의 '반도체 굴기'와 대중국 반도체 제재 등 악재가 여전해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00원(-0.18%) 하락한 5만6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가 하락한 것은 실적 발표가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줬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3·4분기 잠정 실적(연결 기준)집계 결과 영업이익은 10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73%나 감소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위축과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세로 반도체 업황이 악화된 것이 실적 악화의 주된 요인이다.

증권가들은 3·4분기 어닝쇼크가 주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장의 실적은 이미 주가에 반영됐기 때문에 장기 방향성이 훨씬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삼성전자의 3년 만의 역성장에 두려움이 가득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실적 부진으로 배당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도 크다. 내년 상반기까지 실적도 악화될 가능성이 크고 매크로(거시경제) 환경에 미국의 대중 제재까지 이어지고 있어 걱정이 앞선다.

실제 7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는 미국 기술을 이용하는 반도체 관련 기업들이 중국으로 제품·서비스를 수출하지 못하게 제한한다는 규제를 발표했다. 삼성과 SK하이닉스도 중국 사업이 힘들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주도하는 '반도체 굴기'도 현실화되면서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미국 최대 메모리반도체 업체인 마이크론은 미국 역사상 가장 큰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겠다며 향후 20년간 최대 10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마이크론, 키옥시아의 공식적인 감산 발표를 시작으로 업계 감산 공조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감산한다고 시황이 바로 개선되는 것은 아니다. 결국 수요 개선이 확인돼야 주가도 본격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증권가는 단기 악재에 삼성전자 주가가 4만원대로 내려갈 수도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4·4분기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15%가량 하락할 가능성이 높은 점 △계절적 수요 둔화로 4·4분기 영업이익이 10조원 밑으로 떨어진 8조6000억원에 그칠 전망 때문이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가는 최근 미국의 금리인상 추세 강화, 달러 강세 및 경기 둔화 우려에 따른 밸류에이션(가치평가) 배수의 추가 하락으로 지속적인 약세를 보이고 있다"며 "최악의 상황에서 역사적 최저점 배수인 0.94배까지 가정하면 주가가 4만6300원 수준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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