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정지우 특파원】정재호 주중대사는 9일 한중 양국 감정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지속돼 왔고 역사나 문화 때문에 가속화·악화되고 있다며 한중간 우호 정서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산가족이 중국을 통해 북한 여행을 가는 것에 대해선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대사는 이날 화상으로 진행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주중 한국대사관 국정감사에서 “(중국의)지속적인 동북공정이 이뤄지는 등 중국을 바라보는 한국의 이미지가 극도로 부정적이고 중국도 동시에 우리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높다”는 국민의 힘 김태호 의원의 지적에 한중 미담 사례 공모와 같은 여러 행사가 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최근 중국 국가박물관이 한중 수교 30주년과 중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을 맞아 연 ‘동방길금(동방의 상서로운 금속)-한중일 고대 청동기 전(展)’에서 고구려·발해 내용을 뺀 연표를 게시한 것과 관련해선 “40일간 전시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모르고 있었다는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대사관에서는 중국의 39개 1급 박물관을 실제 찾아가 확인하고, 매주 온라인으로 감시하는 시스템을 마련했다”고 답변했다.
정 대사는 오징어 게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등 국내 콘텐츠의 불법 유통을 중국 정부가 막지 않고 있다는 더불어민주당 이원욱 의원 질의엔 “삭제를 하면 또 생기는 상황”이라며 “국가판권국에 어필을 많이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 대사는 또 북한 여행은 유엔 제재에 포함돼 있지 않으며 이산가족의 소원은 상봉과 고향 방문이기 때문에 중국을 통한 북한 여행으로 남북 교류의 단초를 열어야 한다고 이 의원이 제안하자, “검토하겠다”고 대답했다.
주중 대사관 국감에선 정부의 비핵화 로드맵인 ‘담대한 구상’도 도마에 올랐다. 더불어민주당 박병석 의원은 담대한 구상에 대해 중국 측과 여러 차례 소통했음에도 중국의 반응이 없다는 점을 지적한 뒤 “중국을 설득하지 못하는 것은 외교력의 부재인지, 정책이 잘못된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고 질책했다.
이에 대해 정 대사는 “중국이 이(담대한 구상)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은 바는 없다”면서도 “중국이 한반도 문제에 있어 핵심 사건을 북한과 미국 사이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북한과 미국 간의 대화를 만들라는 무언의 메시지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무소속 김홍걸 의원이 사드 관련해 중국 측 의견을 들어본 적이 있는지를 질문하자, 정 대사는 “직접 들었다”면서도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은 중국 내 한국인의 행방불명 문제를 꼬집으며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요구했고 정 대사는 "실종은 5건이며 여전히 해결 못하는 것은 2건"이라며 "가족간 연락이 안 되니 중국이 치안이 한국보다 안 좋다고 생각해 신고부터 하는 것 같다"고 답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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