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에는 카페에서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여유를 즐겼다면, 이제는 신속하게 에스프레소를 원샷하고 나서는 풍경으로 바뀌었다. 이는 에스프레소 본고장인 이탈리아에서 흔한 모습이었는데, 유럽여행 경험이 많은 MZ세대의 추억과 향수를 자극하며 인기몰이 중이다.
에스프레소에 칵테일 함께 즐겨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에스프레소 바 매장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탈리아어 에스프레소(Espresso)는 빠르다는 뜻인데 이는 커피 추출뿐 아니라 커피를 마시는 속도 역시 빠름을 의미한다. 두세 모금이면 바닥이 보이는 에스프레소는 주문 후 커피를 다 마시기까지 5분이면 충분하다. 길게 머물 필요가 없어서 의자 없이도 바에 기대는 스탠딩 형태가 기본이고 매장 크기도 작다.
SNS에서는 에스프레소 잔을 쌓아둔 사진을 올리는 것이 '놀이'가 됐다. 인스타그램에서는 에스프레소 해시태그 검색 시 약 59만 900개의 게시물이 뜰 정도다.
이렇듯 이탈리아 정통 에스프레소 문화가 국내 카페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킴에 따라 유명 에스프레소 바들은 지점 확대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18년 국내 진출한 로마 3대 커피숍 중 하나인 '타짜도르'는 동탄을 시작으로 강남, 용산, 도곡, 광교 지점을 추가로 오픈했고, 국내 1호 스탠딩 에스프레소 바인 '리사르 커피' 역시 약수동 본점에 이어 명동, 청담, 을지로 지점을 열었다.
몸집 커지는 시장, 대기업도 '눈독'
다이브에스프레소클럽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추천하는 맛집으로 유명세를 탄 '을지로 보석'과 국내 최정상급 셰프와 프랜차이즈 사업을 운영하는 전문 기업인 캐비아 프랜차이즈의 협업으로 탄생한 에스프레소 바 브랜드다. 맛과 분위기, 가격까지 유럽 에스프레소의 오리지널리티를 그대로 살렸다는 평을 받으며 오픈과 동시에 커피애호가들로부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국내 대기업까지 에스프레소 트렌드에 관심을 보이면서 관련 시장의 몸집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SPC그룹의 파스쿠찌는 지난해 양재 본사 인근에 에스프레소 바 콘셉트 매장을 오픈했으며, 올해 6월에는 스타필드 고양점에서 동일한 콘셉트의 팝업 스토어를 운영하기도 했다. GS25 편의점은 3월부터 일회용 전용 잔을 제작해 에스프레소 메뉴 판매를 시작했고, 더본코리아의 빽다방은 MZ세대를 겨냥한 신메뉴 '에스프레소 콤프레또'를 최근 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해외여행이 제한된 상황 속에서, 이국적인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정통 에스프레소 바가 해외 경험이 많은 MZ세대를 자극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며 "최근에는 대기업까지 관심을 보이고 있는 만큼, 앞으로 에스프레소 시장은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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