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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경제학상 받은 버냉키 "강달러로 신흥시장 자본유출 직면"

박지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0.11 08:00

수정 2022.10.11 08:00

Former Federal Reserve chairman Ben Bernanke speaks after he was named among three U.S. economists awarded the 2022 Nobel Economics Prize, during a news conference at the Brookings Institution in Washington, U.S., October 10, 2022. REUTERS/Ken Cedeno /REUTERS/뉴스1 /사진=뉴스1 외신화상
Former Federal Reserve chairman Ben Bernanke speaks after he was named among three U.S. economists awarded the 2022 Nobel Economics Prize, during a news conference at the Brookings Institution in Washington, U.S., October 10, 2022. REUTERS/Ken Cedeno /REUTERS/뉴스1 /사진=뉴스1 외신화상
[파이낸셜뉴스] 올해 노벨 경제학상을 공동수상한 벤 버냉키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0일(현지시간) 현재 미국 금융시스템이 2008년 금융위기 당시보단 나은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전쟁과 '강(强)달러' 상황에 따른 위기 위험 요인들에 대한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버냉키 전 의장은 이날 워싱턴DC에 위치한 브루킹스연구소에서 노벨 경제학상 수상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금융 시스템이 2000년대 후반 글로벌 위기를 앞두고 있었던 것보단 나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한 뒤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들이 금융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버냉키 전 의장은 미국이 일부 금융 안정과 관련한 위험이 있을 수 있지만, "우리는 확실히 14년 전 겪었던 끔찍한 곤경과 같은 상황에 있진 않다"고 말하며 자신이 연준에서 관리했던 2008년 금융위기의 경우 부실대출이라는 금융 시스템 내부의 문제가 원인으로 작용했지만 현재의 경제 위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라는 외부 요인에서 출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당시와 거의 유사하지 않지만 금융 위험들 또한 경고 없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버냉키 전 의장은 "제 인생의 교훈 중 하나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것"이라며 비록 금융 문제가 하나의 사건으로 시작되진 않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금융 혼란이 더 악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비록 금융 문제가 하나의 사건으로 시작되진 않더라도 그 사건이 금융 여건을 악화시킨다면 그들은 (금융) 문제를 가중시키고 심화시킬 수 있다"며 "그것은 우리가 정말 주목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버냉키 전 의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미국의 달러 강세 상황을 우려할 대목으로 지적했다. 그는 유럽의 경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천연가스 이동의 셧다운으로 금융기관들이 압력을 받을 수 있고 동시에 신흥시장은 "매우 강한 달러와 많은 자본 유출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 2006년부터 2014년까지 미국 연준 의장직을 맡았던 버냉키 전 의장은 제로 금리와 양적완화 정책으로 글로벌 금융위기에 맞선 인물이다. 앞서 그는 1983년 논문을 통해 1930년대 대공황 당시 은행의 인출 행렬이 은행뿐 아니라 경제 전체의 파탄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을 통계적으로 분석했다.
그는 자신의 논문에 대해 "1983년 당시에는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주장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버냉키 전 의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에 대해 "자기 생각을 현실에 적용하는 것이 과학자의 임무"라며 "금융시스템의 붕괴가 경제 전체의 붕괴로 이어지는 사태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회상했다.


한편 그는 노벨경제학상 발표 전날 밤 휴대전화를 끄고 잠자리에 들었기 때문에 시카고에 거주하는 딸이 집으로 전화를 걸어 노벨상 수상 소식을 알려줬다고 소개하며 "노벨 경제학상을 받을 것이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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