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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값 30% 평생 깎아달라" '연봉 1억' 기아차 노조, 또 파업한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0.12 08:32

수정 2022.10.12 14:18

ⓒ News1 박지혜 기자 /사진=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기아 노동조합이 파업을 전격 선언했다. '퇴직자 차량 구매 할인 제도' 축소 여부를 놓고 갈등을 빚었던 기아 노사는 끝내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기아 노조는 이날 쟁의대책위원회(쟁대위)를 열고 오는 13~14일 파업에 돌입키로 했다. 세부적으로 오는 13일은 하루 2시간, 14일에는 4시간 단축 근무를 하는 방식으로 파업에 들어간다. 생산 특별근무도 거부하기로 했다.
기아 노조는 지난해 10년 만에 무파업으로 임단협을 마무리 지었는데 이번 결정으로 2년 만에 다시 파업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앞서 기아 노사는 무분규로 한 차례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그런데 임협은 통과됐지만 단협이 부결되면서 문제가 생겼다. 기아는 임협과 단협안 중 하나라도 부결될 경우 재협상을 하게 된다. 핵심 쟁점은 퇴직한 이후에도 2년마다 신차의 30%를 할인받아 구매할 수 있는 평생 사원증 제도 축소다.

지금까지 기아는 25년 이상 근무한 퇴직자에게 평생 차량 할인 혜택을 제공해왔다. 그런데 노사는 올해 임단협에서 할인 주기를 2년에서 3년으로 바꾸고 할인율도 최대 30%에서 25%로 하향 조정하는 방안에 전격 합의했다. 또 고령 운전자 문제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해 연령도 75세로 제한을 두기로 했다. 하지만 50대 이상 직원들이 퇴직 후 혜택이 줄어든다며 강하게 반발하면서 결국 합의가 불발됐다. 지난해 기준 기아의 국내 전체 임직원은 3만5453명이며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인 1만8874명이 50세 이상일 정도로 고참 직원 비중이 높다. 이후에도 노사는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았지만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고 노조가 전격 파업을 선언했다.

기아 노조의 파업이 현실화되면 차량 출고지연은 더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여파가 장기화되면서 이달 기준 기아 쏘렌토·스포티지 하이브리드는 18개월 이상을 대기해야 차량을 인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주문계약이 밀려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임금안과 단체협약안을 분리 투표하는 구조적인 문제점에 대한 개선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의 전체 맥락에 대한 고려 없이 일부 단협안 조항이 마음에 들지 않는 다는 이유로 단협안 자체를 부결하는 것이 불합리하다는 것이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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