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77km 동박 뽑아내는 스마트 공정… 글로벌 확장 전초기지 [현장르포]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0.12 12:00

수정 2022.10.12 18:17

SK넥실리스 정읍 5공장 가보니
업계 최고 설비로 생산성 30% 증가
무인운반차·로봇 등 자동화율 높여
5공장 첨단기술 해외공장에 적용
북미 증설 등 2025년 年25만t 생산
SKC 이차전지용 동박사업 자회사인 SK넥실리스의 정읍공장 전경. 왼쪽 회색 지붕의 두 건물이 2020년 SKC가 동박사업을 인수한 후 지난해와 올해 각각 완공한 5, 6공장이다. SKC 제공
SKC 이차전지용 동박사업 자회사인 SK넥실리스의 정읍공장 전경. 왼쪽 회색 지붕의 두 건물이 2020년 SKC가 동박사업을 인수한 후 지난해와 올해 각각 완공한 5, 6공장이다. SKC 제공
SK넥실리스 관계자들이 정읍공장에서 생산한 동박 제품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SKC 제공
SK넥실리스 관계자들이 정읍공장에서 생산한 동박 제품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SKC 제공
[정읍(전북)=권준호 기자] 지난 11일 전북 정읍에 위치한 SK넥실리스 정읍 5공장. 수십대의 제박기(동박을 만드는 기계)가 구리용해액 속 구리를 전기분해 해 얇은 구리막을 만들고 있었다. 바로 옆에서는 자동화 기계가 동그랗게 완성된 동박롤을 들고 나르며 열과 행에 맞춰 정리했다. 공장 구석에는 슬리팅(절단) 공정을 마치고 판매 직전 흰 포장지에 쌓여있는 동박들도 눈에 띄었다.

정읍 5공장은 SKC가 지난 2020년 SK넥실리스를 인수한 후 대규모 투자를 통해 지난해 완공한 곳이다. SKC는 5공장에 이어 올해 6공장도 지었다.
두 공장의 완공으로 SKC의 동박 생산능력은 연간 3만4000t에서 5만2000t까지 늘었다. 김동우 SK넥실리스 동박연구소장은 "이곳에 있는 제박기는 기존 3, 4 공장보다 더 큰 드럼과 높은 전류를 사용해 생산성이 30% 가량 높다"며 "3박 4일동안 최대 길이 77㎞, 폭 1.4m 동박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중장기 방향성이 스마트공장인 만큼 자동화도 상당부분 진행됐다.

천장의 대형 크레인과 바닥의 무인운반차가 제박 공정에서 완성된 동박롤을 다음 단계인 슬리팅 공정으로 자동 운반했다. 제박 공정 전 단계인 용해 공정과 슬리팅 이후 단계인 검사 공정에서도 각각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구리를 녹여 도금액을 제조하고 로봇이 샘플을 분석실까지 배달했다. 김 소장은 "현재 부분적인 안전 위험요소에 대해 자동화를 진행 중"이라며 "아직 자동화율이 몇 퍼센트인지 파악된 단계는 아니지만 꾸준히 높혀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SKC의 최종 목표는 해외진출이다. SKC는 정읍 5공장에 있는 최신 장비 사양, 자동화 기술 등을 해외공장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SKC는 지난해 7월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올해 6월 폴란드 스탈로바볼라에 정읍 공장과 같은 5만t 규모 동박 제조 공장을 착공했다. 말레이시아 공장은 2023년, 폴란드 공장은 2024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북미 투자 후보지역은 미국, 캐나다 내 4곳으로 압축된 상태로 동시에 증설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르면 4·4분기 투자가 확정된다. SKC는 이를 통해 오는 2025년까지 동박 생산 시설을 25만t 규모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SKC는 2025년 증설이 모두 완료되면 한국 공장을 전략·연구개발(R&D)·인력 양성 및 고부가 제품생산 거점으로, 말레이시아 공장을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아시아 시장 공략의 중심으로 삼을 예정이다.
폴란드와 북미 공장은 현지 고객사에 맞춰 동박을 생산하는 전초기지로 삼는다.

이재홍 SK넥실리스 대표는 "현재 미국에서는 선벨트, 캐나다에서는 러스트밸리 지역에 공장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며 "다만 향후 각국 지역정부의 인센티브, 전력비, 우수인력 확보, 고객사 거리 등을 감안해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인플레이션, 고금리 등 대내외적으로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2025년까지의 증설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며 "정읍 4, 5, 6 공장 증설 및 성공적 가동을 바탕으로 해외 공장 가동도 성공적으로 이뤄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