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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건영, 수령님께 충성"..김문수 "그런 측면도 있다" 발언에 국감 현장 고성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0.13 04:30

수정 2022.10.13 06:27

이은주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의 경사노위·중앙노동위원회·최저임금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장에게 민주노총에 대한 발언에 사과를 촉구하며 빨간색 카드를 들어보이고 있다. 뉴스1
이은주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의 경사노위·중앙노동위원회·최저임금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장에게 민주노총에 대한 발언에 사과를 촉구하며 빨간색 카드를 들어보이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위원장이 국정감사에 출석해 야당 의원을 향해 종북 성향이 있다는 취지로 발언해 국정감사가 중단됐다.

이날 더불어민주당은 국정감사에 더해 김 위원장에 대한 인사청문회 성격을 가미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의 과거 발언을 문제 삼았다. 그가 예전에 “민주당 의원 윤건영이 종복 본성을 드러내고 있다. 윤건영은 주사파 운동권 출신이고, 반미·반일 민족의 수령님에게 충성하고 있다”고 한 것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첫 포문은 전용기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열었다.
전 의원은 "해당 발언의 근거가 무엇이냐"고 따졌다. 이 때까지만 해도 김 위원장은 "제가 윤 의원에 대해 여러 가지 도를 넘는 표현이 있었다면 잘 좀 널리 이해를 해달라"고 말했다.

당사자인 윤 의원의 질의 순서에서 윤 의원은 김 위원장에게 "윤건영이 생각과 말과 행동으로 수령님께 충성한다는 생각에 변함없나"라고 물었다.

김 위원장은 "그 점은 맥락을 봐야 한다. 어떻게 표현했는지 구체적으로 봐야 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하지만 윤 의원의 이어지는 질문에 김 위원장은 "그런 점도 있는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딱 잘라서 말하기보다는 문제가 있는 점이 많이 있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의 답변 직후 야당 의원들은 “발언을 취소하라”, “사과하라”고 외치며 목소리를 높였고 여야간 공방이 벌어졌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위원. 뉴시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위원. 뉴시스

윤 의원은 "국정감사장에 증인으로 나온 사람이 국회의원에 대해 '수령께 충성하는 사람이다, 그 생각을 바꿀 수 없다'고 하는 것은 국정감사를 받지 않겠다는 말"이라면서 "인격모독에 대한 사과가 있어야 하고 사과 없이 질의는 무의미하다"며 국정감사 진행 중단을 요청했다.

민주당 진성준 의원은 "동료 의원으로서 견딜 수 없는 모욕감을 느꼈다"라며 "국회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김 위원장을) 고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우원식 의원은 "김 위원장은 취임식 직후에도 문재인 대통령이 총살감이라는 발언을 철회하지 못한다고 했고, 민주당에 종북 김일성주의자가 있다고 얘기했다. 지금도 윤 의원이 반미·반일 민족의 수령님에게 충성하고 있다고 한다"며 "더 이상 회의가 진행되는 것은 불가하다"고 거들었다.

이에 박대수 국민의힘 의원은 "국정감사장인데 청문회 하는 자리인 것 같다"며 "(윤 의원이) 별개로 명예훼손으로 고발하면 되지 않냐"며 계속 진행을 요청했다. 같은 당 김형동 의원은 "논란 여부를 떠나서 사적 공간에서 한 게 분명하지 않냐"며 김 위원장을 두둔했다.

전해철 환노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 "(김 위원장의) '그런 측면이 있다'는 발언은 국회증언감정법에 의해 국회를 모욕하는 것이라 판단한다"며 "국정감사를 계속 진행하기보다는 국회를 모욕한 김 위원장에 대해 어떤 처분을 할지 결정하고 진행하는 게 맞다"며 감사를 중지시켰다.

이후 여야 간사 간 협의로 김문수 위원장이 사과 표명을 하는 것으로 합의한 뒤 오후 2시42분 국정감사가 속개됐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발언 취소와 정정 요구가 계속되면서 여야 간에 고성이 오가는 파행이 지속됐다. 이에 전 환노위원장은 "이대로는 감사가 계속되기 어렵다.
간사 간에 협의해서 김 위원장 관련 처리를 이끌어내달라"며 감사 재개 30여 분만에 다시 중지를 선언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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