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2일 당 소속 국회의원 전체에 자신의 지역구 특산물인 공주 밤으로 만든 떡, 그리고 '김정숙 버킷리스트의 진실'이란 제목의 책을 돌렸다.
이날 국민의힘에 따르면 정 비대위원장은 국정감사로 고생하는 의원들과 보좌진들을 격려하는 의미에서 각 의원실에 ‘밤떡’을 돌렸다. 국정감사 때 지도부가 간식을 보내는 일은 흔하지만 주목을 끈 건 떡과 함께 배달된 책 한 권이었다.
정 위원장이 보낸 책은 남정호 중앙일보 칼럼니스트가 올해 초 발간한 ‘김정숙 버킷리스트의 진실’이다.
'김정숙 버킷리스트의 진실'은 김정숙 여사가 2018년 11월 문 전 대통령과 동행이 아닌 단독으로 대통령 전용기를 타고 인도를 재방문한 사례 등이 ‘버킷리스트’를 따른 게 아니냐는 의혹을 다룬 칼럼을 골자로 한다. 당시 칼럼이 공개되자 청와대가 강하게 반발하며 정치적 파장이 일었다.
정 비대위원장은 지난 4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외교부 국감에서 "2018년 청와대는 김정숙 여사의 3박4일 인도 방문을 공개하면서, 한국 측이 김 여사의 인도 방문을 요청했고 불과 사흘 만에 수억원(4억원)의 예비비까지 처리해 방문이 이뤄졌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영부인의 세계 일주 꿈을 이뤄준 '버킷리스트 외교'인가"라고 비판했다.
직전 원내대표였던 권성동 의원 역시 12일 개인SNS에 "5대양 6대주를 넘나들며 방문한 곳들을 보면 이것이 영부인 해외순방 일정인지, 패키지 관광상품 목록인지 구분하지 못할 지경"이라며 "김 여사는 국민 혈세로 '부루마블' 했나"라고 직격했다.
조수진 의원도 지난 11일 국회 법제사법위 국감에서 최재해 감사원장에게 감사 필요성을 제기해 "(사실 관계 등을) 검토해보도록 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이 책을 정 위원장이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돌리자 윤석열 정부 임기 초부터 이어진 더불어민주당의 '영부인 때리기', '외교참사 공세'에 문재인 정부 시절 영부인의 행보를 반격 소재로 삼는 데 당력을 집중하길 기대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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