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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우산 강화" 밀어붙이는 與…"비핵화가 원칙" 제동거는 野

김나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0.13 18:20

수정 2022.10.13 18:47

'뜨거운 감자' 전술핵 재배치
국힘 "北, 핵무기 백화점 됐다"
초강경 발언 이어가며 힘실어줘
민주 "군사적 긴장 고조시킬 뿐"
보수층 지지 노린 꼼수 주장도
새마을지도자대회 참석한 尹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 전국새마을지도자대회에 참석, 새마을노래를 합창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마을지도자대회 참석한 尹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 전국새마을지도자대회에 참석, 새마을노래를 합창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이 미국 정부와의 교감속에 북핵 억지를 위한 '전술핵 재배치'를 물밑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지며 핫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전술핵 재배치 이슈가 정치권으로 옮겨붙고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연일 전술핵 재배치의 당위성을 강조하며 초강경 발언을 이어가는 반면 야권은 오히려 한반도 안보불안을 야기한다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당은 전술핵 재배치에 힘을 싣고 있는 반면, 야당에서는 "비핵화가 절대 원칙"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대구에서 현장 비상대책위원회의를 주재하고 "북한은 핵무기 백화점이 됐다. 더 이상 가만히 앉아서 당할 수 없다"며 한·미 양국이 확장억제력 '획기적 강화'를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과 여당이 물밑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진 '전술핵 재배치'에 거듭 힘을 실은 셈이다.
이어 "1991년도 비핵화 공동선언은 이미 사문화됐다. 한미 군사동맹을 철벽처럼 강화하는 것만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양국이 논의 중인 확장억제력, 쉽게 말하면 핵우산을 제공한다는 것인데, 이를 획기적으로 강화해야 한다"라며 "이걸 양국의 중점 현안으로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전술핵 미사일 연습'을 하는 등 안보상황이 달라졌다는 판단에서다.

김기현 의원 등 당권주자들도 일제히 한반도 전술핵의 방법론을 고민할 때라며 긍정적 입장에 가세했다.

문재인 정권의 대북·안보 정책에 대한 비판 수위도 높였다. 정 위원장은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만나서 비핵화 협상이라고 한 것이 모두 대국민 사기극이고 '위장 평화쇼'라는 드러나지 않았나"라며 "홍준표 대구시장의 '위장 평화쇼'라는 예언이 적중했다"고 짚었다.

국민의힘은 현재 안보 상황이 엄중하다고 보고 당 내에 북핵 위기를 대응할 전담팀(TF) 설치를 검토 중이다.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그 어떤 도구라도 고려하겠다. 북핵 억지력 확보와 평화 수호를 위한 단호한 결단을 절대 피하지 않을 것"이라며 전술핵 재배치에 힘을 실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전술핵 배치는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킬 뿐이라며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전날 논평에서 "북한이 (비핵화 공동선언을) 안 지키니 우리도 지킬 필요가 없다는 단순논리는 북한의 핵 개발을 정당화하는 위험한 주장일 뿐더러 한미동맹을 위협하는 위험천만한 발언"이라며 '한반도 비핵화'라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이어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식의 강대강 대치가 군사적 긴장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이제는 핵개발 대결이라도 하겠다는 것인지 황당하다"면서 "한미의 긴밀한 공조가 필요한 안보위기 국면에서 한미동맹에 장애를 조성해서 무엇을 하겠다는 것이냐"고 꼬집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구한말 조선이 힘이 없어서 자멸했다는, 자신의 '친일 발언 논란'을 덮기 위해 전술핵 재배치를 꺼낸 게 아니냐고도 했다.

무엇보다 여권이 전술핵 재배치 이슈를 꺼내든 배경에는 안보이슈에 민감한 보수층과 중도층을 겨냥한 고도의 정치적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고 있다.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술핵 재배치가 현 정부와 여당의 공식적 입장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면서도 "정국에서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정부·여당이 어떻게든 (관심을) 돌리기 위해 안보이슈를 활용한 게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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