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지금 정책대응에 실기해 고물가 상황이 고착되면 이를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더 강력한 정책대응이 필요하고 그만큼 성장 측면의 손실도 더 커지게 된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씀드리고 싶다"
17일 한국은행 블로그에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재확인한 이 같은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홍경식 한은 통화정책국장은 '물가의 추가 상승압력과 외환부문의 리스크 증대로 정책대응을 강화'라는 제목의 글에서 "앞으로 국내 경제는 글로벌 경기 둔화의 영향으로 성장률이 점차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목표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물가 오름세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당분간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며 경기 둔화에도 당분간 물가안정을 위한 금리인상 기조를 지속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홍 국장은 "물가 상황을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소비자물가는 석유류 가격 오름세가 둔화되었지만 하방 경직성이 큰 가공식품 및 외식 물가 오름세가 확대되면서 5%대 중후반의 높은 수준을 지속했다"며 "근원물가(식료품·에너지 제외 지수)의 경우 수요측 물가압력을 반영하는 개인서비스 품목을 중심으로 오름세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향후 1년)도 4%대를 이어갔다"고 했다.
특히 "높은 물가 오름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환율이 물가의 추가 상승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지난 8월보다 정책대응 강도를 높일 필요가 있었다"며 "환율 상승은 일반적으로 수입물가를 통해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연결된다"고 했다.
앞서 한은은 지난 12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2.50%에서 3.00%로 인상해 지난 7월에 이어 두 번째 빅스텝을 밟았다.
홍 국장은 "내부 분석 결과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 변동은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되며 최근과 같은 환율 상승기와 고물가 하에서는 환율의 물가전가율이 더 높아지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주요 산유국의 감산, 지정학적 리스크 등 향후 국제에너지가격 움직임과 관련한 불확실성도 다시 높아진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변동환율제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환율 수준 등을 직접적으로 타깃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하지는 않지만, 환율을 통한 물가 상승압력 증대와 자본유출입 등 외환부문의 리스크 증대에 대해서는 정책결정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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