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뉴스1) 고동명 이성덕 이지선 강교현 기자 = 지난 주말 발생한 카카오톡 먹통 대란이 17일까지 완전히 정상화하지 않아 전국 곳곳에서 불편함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대구 수성구 매호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A씨는 이날 "손님들에게 주문한 음료를 전달하기 위해 하루 종일 계단을 오르내려야 했다"고 말했다.
이 카페는 진동벨 대신 카카오 알림톡을 사용한다. 카카오가 먹통이 되자 직원은 손님에게 일일이 전화로 '메뉴가 완성됐다'는 안내를 하고, 연락이 닿지 않으면 직원이 일일이 손님을 찾으러 다녔다.
A씨는 "주말 기준으로 음료수 200잔 이상이 나가는데, 매장에서 근무하는 직원 2명이 손님들에게 전화를 하거나, 'XXX번 손님'이라고 외치며 손님을 찾으러 돌아다녀야 했다"고 토로했다.
전북 전주시에서 맞춤형 수제 케이크 가게를 운영하는 B씨(29)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애타게 손님을 찾고 있다. 지난 주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해 발생한 '카카오 먹통' 사태로 고객 주문서를 볼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B씨는 평소 카카오가 제공하는 비즈니스 서비스인 '카카오 채널'을 통해 주문을 받는다. 맞춤형 케이크 특성상 고객과 대화를 주고받으며 상세한 주문 내역이 결정된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카카오 채널이 열리지 않으면서 이미 입금까지 완료된 예약 건들을 진행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고객의 전화번호나 주문 내용이 모두 카카오 채널에 있어 현재 B씨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금융계좌 거래 내역에 찍힌 '입금자 이름'뿐이다.
이에 B씨는 평소 케이크 홍보용으로 사용하던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입금한 고객들에게 카카오채널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연락을 해주길 여러 차례 요청하고 있다.
B씨는 "케이크는 아무래도 주말에 주문이 몰리기 때문에 피해가 더 크다"며 "대부분 소중한 날을 기념하기 위해 케이크를 주문하시는건데 약속한 픽업 시간 내로 만들어 드리지 못하게 될까봐 너무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다른 케이크 가게들도 상황이 비슷한데, 다들 그동안 너무 카카오에 의존해서 영업을 해왔던 것 같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이런 일에 대비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주말 카카오톡 장애로 하루 3만~4만명이 찾는 제주 관광업계도 적잖은 불편을 겪었다.
업계에 따르면 렌터카와 숙박업소 등을 중개하는 업체나 여행사의 경우 카톡이 멈춰 고객과 소통이나 예약 절차 등이 다소 지연됐다.
이날까지도 카카오톡이 완전히 정상화되지 않아 일부에서는 여전히 고객 민원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모 중개업체 관계자는 "고객의 예약 변경이나 취소를 주로 '카카오톡 채널'로 하는데 불통이 되면서 처리가 조금 지연됐고 고객들도 평소보다 불편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도 기능이 원활하지 않아 고객들에게 유선 상담 등을 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여행 예약전문업체 관계자는 "갑자기 100건 넘게 예약 관련 전송이 오류가 생기고 카톡으로는 전송이 됐다고 뜨는데 실제로는 전송되지 않는 사례도 있었다"며 "상대방에게 내용이 전달됐는지 확인되지 않는 점이 가장 답답했다"고 토로했다.
이 업체 직원들은 주말을 지나 이날까지도 고객들에게 일일히 전화를 하거나 문자메시지 등 다른 채널로 응대하느라 분주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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