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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교 재개되자 학업중단 급증… ‘숙려제’ 지방선 무용지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0.18 18:03

수정 2022.10.18 18:03

작년 초중고 4만2755명 학교 떠나
초등은 해외출국, 고교생은 부적응
‘숙려제’ 지역 인프라 따라 성과 갈려
경기 90% ‘지속’ 반면 대구 43%뿐
등교 재개되자 학업중단 급증… ‘숙려제’ 지방선 무용지물
코로나19 유행이 감소하면서 등교수업이 재개되자 학생들의 학업중단 비율이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떠나는 학생을 줄이기 위해 '학업중단 숙려제'가 운영되고 있으나, 그 효과는 지역별로 편차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시도교육청 관계자는 "소규모 학교나 군단위 연계기관은 운영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등교수업 재개, 학업중단 학생 증가

18일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학업중단 학생 현황 및 학업중단 숙려제 운영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초·중·고등학교에서 학업을 중단한 학생은 총 4만2755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도인 2020년 3만2027명보다 1만728명 증가한 수치다.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이전인 2019년 학업중단 학생은 5만2261명으로 집계됐다. 학생 수 대비 비율을 살펴보면 2019년 0.96%에서 2020년 0.6%로 떨어졌지만 지난해 다시 0.8%로 높아졌다. 코로나19 유행이 사그라들면서 등교수업이 재개되자 학업을 중단하는 학생이 증가하는 것이다.

학급별로는 고등학생들의 학업중단율이 1.55%로 가장 높았다. 지난해 학업을 중단한 고등학생은 총 2만131명이었으며 이는 전체의 47.1%를 차지했다. 학업을 중단한 초등학생은 1만5389명이었고, 중학생은 7235명이었다. 지역별로는 세종시 학생들의 학업중단 비율이 1.43%로 가장 높았다. 그 다음으로는 서울시가 1.11%, 경기가 0.93%로 뒤를 이었다. 학업중단 비율이 가장 낮은 지역은 울산과 제주로 각각 0.51%, 0.52%를 기록했다.

학업중단 사유별로 보면 초등학생의 경우 해외 출국이 8428건으로 전체의 54.8%를 넘게 차지했다. 다만 중학생과 고등학생의 해외 출국 비율은 각각 25.9%, 9.0%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고등학생의 학업중단 사유는 불분명한 기타가 61.2%로 과반을 넘겼고, 학업 관련 부적응도 8.8%로 적지 않았다.

■지역차 큰 학업중단 숙려제 효과

현재 교육부는 학업중단 의사를 밝힌 학생에게 2~3주의 숙려 기간을 주고 상담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학업중단 숙려제'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제도는 지역별로 세부 프로그램이나 내용에 차이가 있어 학업복귀 학생수에서 편차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학업중단 숙려제에 참여한 학생 2만5414명 중 학업을 다시 지속한 학생은 2만221명이었다. 특히 경기교육청은 참여학생 1만6096명 중 90.1%에 달하는 1만4501명이 학업을 지속했다. 그러나 전북교육청은 46.5%에 불과했고 대구교육청도 43.4%로 절반에 못미치는 수준이었다.

이를 두고 일부 지역에선 관련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아 제 기능이 발휘되지 못하고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앞서 시민단체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은 "학업중단 숙려제가 위탁방식을 통해 운영되고 있지만 일부 위탁기관은 전담상담 인력을 확보하지 못해 숙려제 목적 달성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한 시도교육청 관계자는 "소규모 학교의 경우 '위(Wee) 클래스'가 없고 군단위로 연계기관이 마땅치 않은 경우가 있다"라고 말했다.
위 클래스는 학교 내에서 대인관계가 미숙하거나 학습 흥미를 상실한 학생들에게 별도의 프로그램을 제공해주는 제도를 말한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 관계자는 "학생들이 학업을 중단하는 이유는 다양하다"며 "특정 지역의 학업 복귀율이 낮다고 해서 해당 교육청의 지원 수준이 낮다고 단언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역별로 숙려제를 운영하는데 있어서 지원의 격차가 없도록 시도교육청과 협의해 나가고 있다"라며 "학업중단 숙려제가 정책적으로 더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도록 정책의 표준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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