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토류가 없었다면 애플의 아이폰도 없었다. 아이폰의 유리에는 인듐이 들어가고 유로퓸, 테르븀 분말이 스크린의 색을 만들어준다. 전력을 조절해 주는 성분은 탄탈럼이다. 첨단무기에도 필수적이다. F-35 스텔스기에 필요한 영구자석의 재료가 되는 것이 네오디뮴이다. 미사일, 레이저, 항공모함에도 마찬가지다.
희토류는 1980년대까지 세계 각지에서 생산됐다. 중국은 개혁개방을 본격화한 1980년대 후반부터 저렴한 생산비를 앞세워 세계 희토류 시장을 장악했다. 채굴·제련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문제로 선진국이 개발을 포기하면서 중국에 더 쏠렸다. 지난해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은 28만t이다. 중국은 이 중 60%를 차지하며 압도적 1위였다.
배터리 핵심부품인 리튬, 코발트, 망간, 흑연 같은 전략광물의 중국 지배력도 말할 것 없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되는 리튬 등 첨단소재 가격이 중국 위안화로 표기되는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철, 구리, 우라늄은 모두 달러 표기다. 주요 기관들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핵심광물 생산의 70~80%가 중국 차지였다.
유럽연합(EU)이 첨단 원자재 중국 의존이 지나치다며 이를 극복할 ‘유럽 주요 원자재법(Raw Material Act, RMA)’을 추진하고 있다. 통제 안 되는 러시아 가스값이 무엇보다 교훈이 됐을 것이다. 동맹국 생산 지원, 중국산 쿼터제 등을 논의 중이라고 한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비슷하다. 정부와 국내 기업도 대응에 분주하다. '탈중국'이 전 세계의 중차대한 과제가 됐다.
jins@fnnews.com 최진숙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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